드론 파편으로 화재가 발생한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원전. /연합뉴스

자율비행 드론까지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가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처음 도입된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 드론 공격을 받는 등 원전을 겨냥한 공중 위협이 현실화하자 국내 원전의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6일 경북 경주시 월성 원전에서 불법 드론 침입 상황을 가정한 물리적 방호 훈련을 실시하고, 새로 설치된 드론 탐지용 레이더를 처음으로 시범 운영했다고 밝혔다.

국내 원전은 그동안 주로 'RF 스캐너'를 이용해 불법 드론을 탐지해 왔다. RF 스캐너는 드론과 조종기 사이에서 오가는 무선 통신 신호를 추적해 드론과 조종자의 위치를 찾아내는 장비다. 드론을 탐지한 뒤에는 통신 주파수를 교란하는 '재머'를 작동시켜 비행을 방해하거나 출발 지점으로 되돌려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조종자와 통신하지 않는 자율비행 드론은 RF 스캐너로 탐지하기 어려워 이를 보완할 장비가 필요했다. 이번에 월성 원전에 도입된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한 뒤 드론에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한다. 드론의 통신 여부와 관계없이 거리와 속도, 이동 방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서울=뉴스1)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 훈련과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원안위는 이날 훈련에서 방호 인력이 레이더로 불법 드론을 탐지·식별하고 상황을 전파한 뒤 대응 장비를 가동하는 절차가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했다. 레이더는 추가 성능 시험과 운용 인력 교육을 거쳐 이달 말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원안위는 월성 원전의 운용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다른 원전에도 레이더를 효과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 17일 UAE 바라카 원전에는 드론 3대가 접근해 이 가운데 1대가 원전 경계부의 외부 전력용 발전기를 타격했다. 화재와 외부 전력 공급 중단으로 원자로 1기가 일시 정지했지만, 인명 피해나 방사성 물질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