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욕과 '나르시시즘'이 서로를 키우는 악순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챗GPT

높은 자리에 오르면 사람이 변하는 걸까, 아니면 원래 그런 사람이 높은 자리를 원하는 걸까. 심리학자들이 이 질문을 추적 조사한 결과, 두 현상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세욕과 '나르시시즘'이 서로를 키우는 악순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윌프리드 로리에대 크리스천 조던 교수와 니킬라 마하데반 연구팀은 대학생 528명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성격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나르시시즘 성향이 어느 정도인지, 사회적 지위를 얼마나 원하는지, 실제로 주변에서 존중받고 영향력 있다고 느끼는지 등을 2주 간격으로 세 차례 물었다.

나르시시즘은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의 인정과 관심을 강하게 바라며, 타인에 대한 공감은 부족한 성격 특성이다. 연구진은 자신감이 넘치고,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특징을 보이는 '과대형 나르시시즘'과 불안과 방어기제가 강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특징을 보이는 '취약형 나르시시즘'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그 결과, 과대형 나르시시즘이 높게 나타난 참가자는 이후 사회적 지위를 더 강하게 원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주변에서 존중받고 영향력 있다고 느끼는 경향도 커졌다. 반대로 스스로 높은 지위에 있다고 느낀 사람은 이후 과대형 나르시시즘이 더 강해졌다. 출세욕이 나르시시즘을 키우고, 커진 나르시시즘이 다시 출세욕을 강화하는 순환 구조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과대형 나르시시즘이 소속감보다 지위 욕구와 더 강하게 연결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쉽게 말해 "나를 좋아해 달라"보다 "나를 우러러봐 달라"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반면 취약형 나르시시즘이 높게 나타난 참가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위에 대한 욕망이 오히려 줄었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싶다는 소속감도 낮아졌다. 연구팀은 이들이 높은 지위를 원하면서도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어 점차 물러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상처받을까 두려워 피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높은 지위를 원할수록 자신을 더 과시하고, 자신이 높은 지위에 있다고 느낄수록 다시 더 많은 인정과 영향력을 원하게 되는 심리적 악순환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출세욕과 자기애가 맞물려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과정에서 이에 대한 처방전도 나왔다. 사회적 소속감을 느낀 참가자는 과대형 나르시시즘 성향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안정적인 인간관계와 공동체적 소속감이 과도한 자기 과시 욕구를 줄일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