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확장현실(XR)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실리콘 기반 회로 위에 마이크로 LED를 정밀하게 접합하는 공정 기술로, 차세대 증강현실(AR) 글라스와 가상현실(VR) 헤드셋, 고밀도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500PPI(1인치당 픽셀 수)급 LEDOS(Light Emitting Diode on Silicon) 디스플레이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초정밀 레이저 접합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최근 열린 '정보 디스플레이 학회(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6'에서 공개됐으며, 마이크로 LED 분야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를 받았다.
LEDOS는 실리콘 상보형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 회로 위에 마이크로 LED를 직접 결합한 초소형 디스플레이다. 눈 가까이에서 영상을 구현해야 하는 XR 기기는 작은 면적 안에 많은 픽셀을 집적해야 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고휘도, 저전력 특성이 중요하다.
ETRI 연구진은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간격으로 배열된 약 92만개의 미세 접점을 한 번에 정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이는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HBM4보다 더 좁은 간격에서 더 많은 접점을 연결해야 하는 수준이다.
기존 초미세 접합 공정은 고온 처리 과정에서 기판이 휘거나, 미세 오염물이 발생하고, 접합 위치가 어긋나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마이크로 LED처럼 수십만 개 이상의 접점을 한 번에 접합해야 하는 경우 작은 오차도 수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ETRI가 개발한 신소재 'SITRAB'을 적용해 이 문제를 줄였다. SITRAB은 레이저 공정 중 발생하는 흄 형태의 미세 오염물 생성을 억제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 상온 스테이지 기반 공정이 가능해 열팽창에 따른 기판 변형과 정렬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실리콘 CMOS 회로 위에 질화갈륨 기반 마이크로 LED 칩을 안정적으로 접합하고, 2500PPI급 LEDOS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시스템즈 & 나노공학(Microsystems & Nanoengineering)'에 지난 5월 게재됐다. SITRAB 소재 기술은 국내 소재 기업에 이전됐으며, 관련 공정 장비는 국내 반도체 후공정 전문 기업의 양산 라인에서 검증되고 있다.
ETRI는 앞으로 RGB(빨강·초록·파랑) 풀컬러 구현, 초저전력 구동, 대면적화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국내 소재·장비·패키징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첨단 패키징 분야 상용화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