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가 11일 발표한 '과학자의 현장' 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 북부대머리따오기를 유럽에 다시 정착시키는 이동 프로젝트를 담고 있다. 이 장면을 촬영해 수상 영예를 안은 주인공은 독일 코블렌츠대 학부생 군나르 하르트만이다. /Gunnar Hartmann

올리브밭 위로 검은 새 떼가 날아간다. 노란 날개를 단 초경량 항공기가 새 떼와 나란히 하늘을 가른다. 조종석에 탄 이들은 새들을 향해 노래를 부른다. 사람을 부모처럼 따르도록 길러진 북부대머리따오기들이 항공기의 안내를 받아 겨울 서식지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11일 발표한 '과학자의 현장' 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됐다.

사진 속 북부대머리따오기는 유럽에서는 '발트라프'로 불린다. 한때 알프스 북쪽 산기슭에 서식했지만 밀렵과 기후 변화 등으로 약 400년 전 이 지역에서 사라졌다. 오스트리아의 보전·연구 단체 '발트라프팀'은 이 새를 유럽에 다시 정착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람이 새끼 때부터 기른 따오기들이 양부모 역할을 하는 연구자를 따라 이동하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따오기들의 이동 경로는 독일 남동부에서 스페인 남서부까지 약 2800㎞에 달했고, 여정은 50일간 이어졌다. 이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수상 영예를 안은 주인공은 독일 코블렌츠대 학부생 군나르 하르트만이다.

야생동물 보전 연구가 실험실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들판 위에서도 진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 해안의 깊은 홍해 속에서 연구자들이 산호초 군락 위에 인큐베이션 챔버를 설치하는 장면. 연구팀은 이 챔버를 통해 산호와 산호 조직 안에 사는 공생 미세 조류가 소비하고 생산하는 산소량을 측정한다. /Uli Kunz

다른 수상작들은 바다와 호수, 현미경 속 세계를 담았다. 사우디아라비아 해안의 깊은 홍해 속에서 연구자들이 산호초 군락 위에 인큐베이션 챔버를 설치하는 장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이 챔버를 통해 산호와 산호 조직 안에 사는 공생 미세 조류가 소비하고 생산하는 산소량을 측정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에 산호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규명하고 있다.

미국 노트르담대 연구팀이 현미경 아래에서 자외선을 받은 모기를 관찰하는 장면이다. 사진 속 이집트숲모기는 선명한 형광빛을 낸다. 형광 염료와 살충 성분이 섞인 당액을 먹었다는 증거다. /Shayanta Chowdhury

실험실 사진도 눈길을 끈다. 미국 노트르담대 연구팀이 현미경 아래에서 자외선을 받은 모기를 관찰하는 장면이다. 사진 속 이집트숲모기는 선명한 형광빛을 낸다. 형광 염료와 살충 성분이 섞인 당액을 먹었다는 증거다. 연구팀은 약물을 이용해 모기 같은 흡혈 곤충을 퇴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호주에서 해양생물학자가 잠수해 고래상어 피부에서 미생물 시료를 채취하는 장면도 수상작으로 뽑혔다. /Rob Harcourt

호주에서 해양생물학자가 잠수해 고래상어 피부에서 미생물 시료를 채취하는 장면도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구자가 작업에 집중하는 동안 뒤쪽으로 또 다른 상어가 다가오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도그호(湖)의 녹조./Haolun (Allen) Tian.

캐나다 온타리오주 도그호(湖)의 녹조 연구 사진도 수상했다. 녹조가 번진 호수가 한 폭의 추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장의 현실은 냉혹하다. 녹조가 독성 악취를 풍기는 부패층을 형성해 물고기를 죽이고 물 공급 시설까지 막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