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안보 대응 역량을 높이는 한편,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에는 별도 관리체계를 적용해 기술 유출 위험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에서 교육부, 산업통상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과 현장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연구안보 관계기관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 주재로 진행됐으며, 연구안보 확립을 위한 기본 방향과 향후 추진계획, 관계기관 협력체계 등이 논의됐다.
정부는 과학기술 연구의 개방성이 혁신의 핵심 기반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되, 국제협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연구자산 유출, 부적절한 정보 공유, 외국의 간섭 가능성 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구 현장에서는 국제협력 과정의 위험을 사전에 판단하고 안내할 전문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구자를 보호하면서도 국제협력을 위축시키지 않는 균형 있는 연구안보 체계를 마련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위험을 사후 제재하기보다 사전에 예방하고, 기술 분야와 과제의 민감도에 따라 필요한 조치 수준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다.
우선 대학과 연구기관의 현장 대응 기반을 강화한다. 지난 4월 출범한 연구안보센터를 중심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확대하고, 7월부터는 개별 대학이 연구안보 담당 조직과 인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외국 기관이나 정부에서 받는 수혜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해 이해상충을 방지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국가 R&D 사업에 참여하는 외국인 연구인력 관리도 체계화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주요 대학의 보안규정 운영, 보안점검 체계도 함께 정비해 연구기관별 관리 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략적 중요성이 큰 분야에는 보다 강화된 관리가 적용된다. 정부는 오는 8월 국가 R&D 과제의 중간 보안등급인 '민감과제'를 신설할 예정이다. 민감과제는 국가 차원에서 육성이 필요한 기술의 연구성과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둔다.
또 민감도가 높거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제협력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착수 전 협력의 신뢰성을 검토하고, 연구 전 주기에 걸쳐 연구안보를 관리하는 방안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핵심 과학기술 인재와 민감 기술 분야 연구자에 대해서는 연구안보 교육과 컨설팅 등 보호 조치도 강화된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범부처와 유관기관, 연구 현장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안보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주요국 및 국제 협의체와의 정책 공조도 이어갈 계획이다.
구혁채 제1차관은 "연구자가 안전하게 국제협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며 "한국이 신뢰받는 연구협력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