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르제파타이드./AFP 연합뉴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근육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나왔다.

미국 어드밴트헬스 중개연구소(TRI) 연구진은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와 아피테그로맙(apitegromab)을 함께 투여했을 때, 체중은 비슷하게 줄이면서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 손실은 더 적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9일 발표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식욕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경로에 작용해 체중 감량을 돕는 GLP-1 계열 약물이다. 문제는 약물로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지방만 빠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감량 과정에서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도 줄어들 수 있다.

제지방량은 체지방을 제외한 몸의 구성 성분을 뜻한다. 이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골격근이다. 골격근은 기초대사량 유지, 신체 기능, 활동 능력, 전반적인 건강과 관련이 깊다. 이 때문에 비만 치료에서는 '얼마나 많이 감량했는가'뿐 아니라 '무엇이 줄었는가'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체중 감량 중 제지방량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아피테그로맙에 주목했다. 아피테그로맙은 근육량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미오스타틴'의 작용을 막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미오스타틴은 근육이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이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면 체중 감량 중에도 근육 손실을 줄이고, 제지방량을 더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102명을 대상으로 아피테그로맙의 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24주 동안 티르제파타이드와 아피테그로맙을 함께 투여받거나, 티르제파타이드와 위약을 함께 투여받았다.

그 결과 전체 체중감량 폭은 두 그룹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아피테그로맙을 함께 투여받은 그룹은 위약 그룹보다 제지방량손실이 평균 1.9㎏ 적었다. 제지방량 보존 효과가 약 54.9% 더 높았다는 의미다.

전체 감량 체중 중 제지방량이 차지하는 비율도 아피테그로맙 그룹은 14.6%였지만, 위약 그룹은 30.2%로 더 높았다. 즉 아피테그로맙을 함께 사용한 그룹에서는 체중이 비슷하게 줄어도 근육 등 제지방 조직의 손실 비율은 낮게, 상대적으로 지방 중심의 감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안전성 측면에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반응을 경험한 비율은 아피테그로맙 그룹이 39%, 위약 그룹이 36%로 두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실험의 참가자 수는 102명으로 비교적 적고 여성 비율이 80% 이상으로 높았으며, 당뇨병 등 주요 심혈관·대사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제외됐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Nature Medicine(2026), DOI: https://doi.org/10.1038/s41591-026-044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