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셀트리온

셀트리온에 창사 이후 첫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산하 셀트리온지회 '유니트리온'이 이날 출범했다. 노조 설립은 2002년 셀트리온 창사 이래 처음이다. 노조는 설립 선언문에서 "가짜 소통의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의 헌신에 걸맞은 투명한 보상과 존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밤낮없이 생산 현장을 지키고, 연구실의 불을 밝히며, 전 세계 시장을 누빈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자부심'이라는 이름의 일방적인 희생과 통보뿐이었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 상식이 통하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노조가 앞세운 첫 요구는 성과급 기준 공개다.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PS)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임금 결정 방식도 회사의 일방 통보가 아니라 협상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경영진이 약속했던 '경쟁사를 뛰어넘는 대우'는 타사 눈치를 보며 마지못해 지급하는 '따라가기식' 성과급으로 전락했다"며 "투명한 산정 기준 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금액을 수용해야 하는 깜깜이 보상 제도는 끝나야 한다"고 했다.

정규 인력 충원과 근무 환경 개선도 요구했다. 노조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에 맞는 정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인력 부족을 순환 근무로 메우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복지포인트 제도 개선, 유연근무제의 일관된 적용, 조기 출근 요구와 과도한 복장 규제 등 통제 중심 조직 문화 개선도 요구 사항으로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노조 설립과 관련해 "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존중하며, 향후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경우 법과 제도에 따라 성실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노조 출범으로 국내 바이오 대표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모두 노조 체제에 들어가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노사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번진 만큼, 셀트리온의 향후 교섭 과정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은 노조 측이 내부 영업비밀 자료를 외부에 유포했다며 노조 관계자를 명예훼손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소했다. 노조 측은 부당노동행위와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주장하며 사측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