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소듐)이온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JNim Gensheimer

중국에서 전기차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고 있는 나트륨(소듐)이온 배터리가 테슬라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 수준의 생산 품질과 성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RWTH 아헨대 연구진은 중국 배터리 기업 '히나'가 만든 상용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에 29일 발표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작동 원리는 비슷하지만, 핵심 원료로 리튬 대신 나트륨을 쓴다. 나트륨은 소금에도 들어 있는 원소로, 리튬보다 훨씬 풍부하고 조달이 쉽다. 장기적으로는 원료 비용과 공급망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히나 배터리 셀(배터리를 이루는 기본 단위) 120개를 비파괴 검사 방식인 '임피던스 분광법'으로 분석했다. 임피던스 분광법은 배터리를 열거나 망가뜨리지 않고 전기적 반응을 측정해 내부 상태를 살펴보는 방법이다. 영하 20도부터 영상 45도까지 다양한 온도 조건에서 배터리를 시험했고, 엑스레이 촬영과 셀 분해 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연구진은 히나 배터리가 셀마다 품질 편차가 작고, 높은 출력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류가 흐를 때 생기는 저항을 줄이고 열을 고르게 퍼뜨리는 '탭리스' 구조가 적용돼 있었다. 탭리스 구조는 테슬라 배터리의 핵심 설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다만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최고급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았다. 에너지 밀도는 같은 크기나 무게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지를 뜻하며,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따라서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승용 전기차보다 단거리 차량이나 상용차, 고정형 에너지저장장치에 적합할 가능성이 크다.

또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낮은 온도에서 충전 성능이 떨어졌다. 배터리 전극의 일부 영역에서는 구리 성분이 예상보다 많았고, 고르지 않게 분포했다.

모리츠 슈테(Moritz Schütte) 독일 RWTH 아헨대 연구원은 "영하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충전하려면 별도의 열 관리 시스템이나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며 "전극에서 발견된 구리는 배터리 성능과 노화 과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추가 연구를 통해 살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저온 충전 성능을 개선하고, 소재 조합을 최적화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탄소 소재인 '하드카본'으로 만든 음극과 전해질 조성을 개선하는 것이 유망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Cell Reports Physical Science(2026), DOI: 10.1016/j.xcrp.2026.103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