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전경./디앤디파마텍 제공

K바이오 기업들이 비만 치료제 뒤를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를 낙점하고 시장 진입에 나서고 있다. 지방간염은 간에 단순히 지방이 쌓이는 단계를 넘어 염증과 세포 손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간경화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신체 활동 부족 등으로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선 MASH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셔도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MASH 환자는 약 4억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성인 인구의 25%가 지방간을 앓고 있고, 이 중 20~30%는 염증이 동반된 MASH로 진행되는 추세다. M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2조원에서 2028년 7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MASH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으나,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과 글로벌 빅파마들이 속속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전 세계 4억명 환자 겨냥한다…지방간염 치료제 내놓는 K바이오

지난 27일엔 대사 질환 치료제 기업 디앤디파마텍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간학회(EASL Congress 2026)에서 회사가 개발 중인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DD01'에 대한 임상 2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공개된 지표에선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 물질 'DD01'을 48주 동안 환자들에게 투여한 결과,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악화 없이 지방간염이 줄어든 비율이 62.5%였다. 위약을 투여한 이들 중 지방간염이 줄어든 비율은 5.3%였다. 해당 데이터를 공개한 직후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회사 주가는 가격 제한 폭(30%)까지 올랐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지방간염 치료제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정도가 꼽힌다. 위고비는 비만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최근 적응증을 확대해 지방간염 치료에도 쓰이고 있다. 이번 디앤디파마텍의 DDO1은 기존에 레즈디프라와 위고비의 임상 2상 효과를 앞선다. 레즈디프라의 경우 투여했을 때 간 섬유화 악화 없이 지방간염이 사라진 비율이 24.7%였고 위고비는 59%였다. 디앤디파마텍은 임상 3상부터는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3상까지 직접 가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임상 데이터 잇따라 공개

국내 다른 기업들도 지방간염 개선 효과가 있는 치료제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속속 내놓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메타비아는 28일 유럽간학회에서 GLP-1과 글루카곤 이중 작용 비만 치료제인 'DA-1726'의 임상 1상 추가 데이터를 소개했다. 비만 치료제지만 지방간염 개선 효과도 보였다. 해당 후보 물질을 48㎎ 투여한 이들은 지방간 수치와 간 경직도가 유의미하게 줄었다. 반면 위약군에선 증가했다.

메타비아는 다음 달 초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에선 MASH 치료 후보 물질 '바노글리펠(DA-1241)'에 대한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때 뚜렷한 간 섬유화 개선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MASH 치료제 'YH25724'에 대한 임상 1상 결과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후보 물질은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했으나 작년에 반환됐고 이후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당뇨병학회에선 베링거인겔하임이 주요 지표에 대한 발표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