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생산 시스템./뉴스1

서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공동 연구진이 값비싼 백금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 성능과 촉매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정원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진과 토마스 F. 하라미요(Thomas F. Jaramillo), 마테오 카그넬로(Matteo Cargnello) 스탠포드대 교수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생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촉매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29일 게재됐다.

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지만, 대량 운송에는 어려움이 있다. 고압가스로 압축하거나 액화해 옮기는 방식은 안전성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방식이 '액상유기수소운반체(LOHC)' 기술이다. 이는 수소를 액체 화합물에 저장해 운반한 뒤, 필요한 곳에서 다시 수소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액체 연료처럼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백금 같은 금속 촉매가 필요해 비용이 높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백금 원자를 기존보다 훨씬 적게 쓰면서도 성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백금 원자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화학물질인 '리간드'를 제거하고, 백금이 촉매 지지체에 직접 단단히 붙도록 하는 합성 전략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약 1㎚(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백금 원자 뭉치를 균일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1㎚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클러스터의 크기만 균일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클러스터를 이루는 백금 원자 개수도 비슷하게 조절해 촉매 구조의 정밀도를 높였다.

실험 결과, 새로운 촉매는 기존 상용 촉매보다 백금 사용량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량과 촉매 수명을 함께 높였다. 연구진은 이 합성법이 실험실 수준에서 수십 g(그램) 단위로 제조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박정원 서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의 크기뿐 아니라 원자 수까지 정밀하게 조절해 성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수소 저장·활용 기술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2026),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eb3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