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촉매 물질군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최고 성능의 그린 수소 생산용 촉매를 발굴했다./AI 생성 이미지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촉매 물질군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최고 성능의 그린 수소 생산용 촉매를 발굴했다. AI가 새로운 촉매군을 예측하고, 이를 실험으로 검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은 서로 다른 촉매 물질군의 실험 데이터를 하나의 AI 모델에 통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촉매군을 예측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그린 수소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탄소 배출 없이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산소 발생 반응이 수반되는데, 반응 속도가 느리고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것이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고성능 촉매 개발이 핵심 과제지만, 촉매 성능은 구성 원소·원자 배열·표면 구조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져 최적 소재를 찾기가 극히 어렵다.

기존 AI 기반 촉매 연구는 단일 원자 촉매나 산화물 촉매처럼 하나의 물질군 안에서만 최적 후보를 찾는 방식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두 종류의 촉매 데이터를 하나의 AI 모델에서 동시에 학습하는 '크로스브리딩 신경망(Crossbreeding Neural Network·CBNN)'을 개발했다. 이름 그대로 서로 다른 물질군의 장점을 '교배'하듯 결합하는 방식이다.

CBNN은 금속 원자를 촉매 표면에 하나씩 고정해 높은 효율을 내는 '탄소 지지 단일 원자 촉매'의 표면 정보와, 금속 원소 조합으로 특성을 조절하는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의 내부 구조 정보를 함께 학습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표면 구조는 이미지처럼, 내부 구조는 원자와 결합 관계를 표시한 그래프처럼 AI에 입력해 서로 다른 두 촉매군을 하나의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의 실험에서 AI가 예측한 14종 촉매의 성능 순위는 실제 합성 및 전기화학 실험 결과와 대체로 일치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중금속' 구조 촉매를 설계했다. AI가 최적 후보로 제안한 촉매는 텅스텐, 몰리브덴, 루테늄, 로듐 단일원자를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표면에 함께 고정한 형태로, 5일간 연속 작동 시험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히 결과만 내놓는 '블랙박스 예측'에서 벗어나, 어떤 요인이 촉매 성능을 높이는지 설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촉매군의 지식을 결합해 더 넓은 물질 공간에서 최고 성능 촉매를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향후 배터리, 에너지 소재, 신약 개발 등 복잡한 물질 탐색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