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와 중앙아메리카에 사는 말벌류인 '열대 쌍살벌'은 여왕벌이 사라지면 곧바로 권력투쟁에 빠졌다. /UCL 제공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이 말벌류인 '열대 쌍살벌'의 군체를 분석한 결과, 여왕벌이 없어지면 집단 내에서 살벌한 권력 투쟁이 벌어지지만, 일벌들이 먹이를 구하고 애벌레를 돌보는 일을 계속하기 때문에 벌집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이 여왕벌을 제거하자 곧바로 권력 투쟁이 벌어져, 암컷 벌들이 여왕 자리를 놓고 서로 물고 쏘기 시작했다. 평소 먹이를 구하던 벌들까지 일을 멈추고 싸움판에 뛰어들었다. 여왕벌이 사라진 뒤 24시간 안에 공격 행동은 10배 늘었고, 구성원 41%가 싸움에 참여했다.

하지만 벌집은 무너지지 않았다. 싸움에 끼지 않은 일부 벌들이 먹이를 구하고 애벌레를 돌보며 군체를 지켰기 때문이다. 싸움으로 먹이를 구하는 벌이 줄자, 평소 일을 하지 않던 벌들이 대신 움직였다. 혼란 속에서도 필수 노동을 떠맡은 '숨은 일꾼'의 역할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조용히 필수 노동을 책임진 개체들 덕분에 군체가 유지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