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뇌파를 활용해 통증 강도를 객관적으로 분류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Neuroscience News

국내 연구진이 뇌파 신호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통증의 정도를 구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안진웅 디지스트 산업AX혁신본부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전성찬 지스트 교수 연구진과 함께 뇌파를 활용해 통증 강도를 객관적으로 분류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활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신경 시스템 및 재활 공학 관련 학술지(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5월호에 게재됐다.

통증은 같은 자극에도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병원에서는 주로 환자가 직접 통증 정도를 숫자로 표시하는 시각통증척도(VAS)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통증이 전혀 없음'을 0,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을 10으로 두고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고르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간단하고 널리 쓰이지만 한계도 있다. 통증을 느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식이 저하된 환자, 어린이, 고령 환자처럼 자신의 통증을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객관적인 평가가 더 어렵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뇌파 신호에 주목했다. 뇌파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두피에서 측정한 신호로, 자극이나 감각 처리 과정에서 변화가 나타난다. 연구진은 다양한 온도 자극이 주어졌을 때 발생하는 뇌파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도록 해 통증 강도를 분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AI는 환자가 직접 표시한 통증 점수를 그대로 정답 데이터처럼 사용해 모델을 학습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자기보고식 통증 점수에는 개인별 편차와 주관적 판단이 섞일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두 개의 AI 모델이 서로의 예측 결과를 비교하도록 했다. 두 모델이 비교적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이터만 골라 학습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41명의 뇌파 데이터를 활용해 검증한 결과, 새로 개발한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또 학습에 사용되지 않은 새로운 자극 조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예측 결과를 유지했다.

안진웅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뇌파 기반 통증 분석에서 오래된 문제였던 주관적 자기보고 라벨의 편향을 다룬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생체신호를 통합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통증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IEEE 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2026), DOI: https://doi.org/10.1109/TNSRE.2026.369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