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후기 부산 다대포 일대의 모습을 그린 상상도./신현주

부산 다대포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이 백악기 후기 초반 한반도에 대형 오비랍토르류 공룡이 살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확인됐다. 지금은 바닷가인 다대포 일대가 당시에는 건조한 기후 속에 호수와 강이 흐르고, 화산과 지진 활동이 활발한 환경이었을 가능성도 드러났다.

최승 서울대 연구원과 백인성 부경대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은 2010년대 부산 다대포에서 발견된 공룡알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고생물학 논문(Papers in Palaeontology)'에 20일 게재됐다.

공룡알은 어떤 공룡이 어디서 번식했는지, 주변 환경이 건조했는지 습했는지, 때로는 알을 낳은 공룡의 생리 상태까지 알려주는 기록이다. 연구진은 2010년대 백인성 교수가 발견한 공룡알의 미세 구조와 화학 조성, 열에 의한 변성 정도를 살폈다.

연구를 이끈 최승 연구원은 조선비즈에 "다대포 공룡알은 오랜 시간 300도가 넘는 백악기 시대 지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미세 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며 "현재 공룡알 연구에서 적용 가능한 최첨단 기법들을 폭넓게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다대포 공룡알 화석에는 최소 두 종류의 공룡알이 섞여 있었다. 하나는 중국 저장성과 허난성에서도 보고된 모자이쿠리투스알(Mosaicoolithus), 다른 하나는 중국과 몽골, 한국, 미국 등에서 발견되는 마크로엘롱가투스알(Macroelongatoolithus)이다.

이 중 마크로엘롱가투스알은 기존 연구를 통해 대형 오비랍토르류 공룡의 알로 잘 알려져 있다. 부산 다대포 일대에 대형 오비랍토르류 공룡이 살았다는 강력한 증거다. 오비랍토르류는 새와 가까운 수각류 공룡의 한 무리로, 깃털을 지녔을 가능성이 높고 일부 종은 둥지에 앉아 알을 품은 흔적도 남겼다.

특히 해당 알화석이 발견되던 화석지는 상대적으로 더 젊은 시기인 백악기 후기 후반부 것으로 해석돼 왔다. 앞서 한국에서는 전남 압해도와 경남 고성 등에서 비슷한 공룡알 화석이 보고된 바 있다. 그래서 일부 고생물학계 전문가들은 '대형 오비랍토르류 공룡들이 다른 지역보다 한국에서 더 오래 살아남았던 것 아닐까'라는 해석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백악기 후기 초반부터 한반도에 오비랍토르류 공룡이 존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최 연구원은 "오비랍토르류 전체를 놓고 보면 아시아에서 북미로 공룡이 이동했다는 해석이 많이 이야기돼 왔으나, 대형 오비랍토르류의 경우에는 북미의 것이 연대가 미세하게 더 오래돼, 북미에서 먼저 나타난 뒤 베링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알 화석이 지열을 받은 흔적을 분석해 당시 부산의 모습도 지금과는 전혀 달랐을 것이라 추정했다. 다대포 일대가 건조한 기후 속에 호수와 강이 흐르고, 지금의 일본 규슈 화산지대보다 지진 활동과 화산 활동도 꽤 활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승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한국의 지역 화석이 고생물학계의 중요한 질문을 해결할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열을 많이 받아 보존 상태가 나쁘다고 여겨졌던 한반도의 알들을 분석하고 공룡알 연구의 기준점을 잡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Papers in Palaeontology(2026), DOI: https://doi.org/10.1002/spp2.70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