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 확보를 위한 중장기 전략 마련에 나섰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대형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2030년대 민간 주도 사업화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핵심 방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오전 오송 H호텔 세종시티에서 '제7차 원자력진흥 종합계획(2027~2031년)' 수립 착수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향후 5년간 국가 원자력 정책의 방향을 정하는 법정계획이다.
원자력진흥 종합계획은 원자력진흥법에 따라 1997년부터 5년마다 수립돼 왔다. 정부는 이를 통해 원전 기술 자립, 한국형 원전 수출, 원자력 안전 기반 강화 등을 추진해왔다. 이번 7차 계획은 에너지 시장 변화와 차세대 원자력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마련된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SMR 혁신기술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민간과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해 기술 개발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2030년 민간 주도 사업화 기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인공지능(AI)과 SMR을 결합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AI 기술을 원자로 설계, 운영, 안전관리 등에 활용하면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차세대 원자력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전과 폐기물 관리도 주요 의제로 포함됐다.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기술을 고도화하고, 탄력운전이나 청정수소 생산처럼 원전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검토된다. 또 원전 설계·기술 요건과 현장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고준위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운반·저장·처분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방사선 기술 활용 확대도 계획에 담긴다. 방사선 기술은 의료, 환경, 식량, 산업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 공정기술 개발과 환경오염 대응, 고령화 사회 대응, 식량안보 강화 등 국민 생활과 연결되는 분야에서 방사선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유관 부처와 산·학·연 전문가 90여 명으로 종합계획 수립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총괄조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초혁신 성장, 국민 안심, 융합 확산, 기반 강화 등 4개 분과와 정책소통위원회를 운영한다.
기반 강화 분야에서는 원자력 기초연구 지원,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확대, 원전 산업 생태계 조성 등이 다뤄진다. 차세대 원자력 기술 경쟁이 R&D뿐 아니라 인력, 제도, 공급망 역량과도 연결되는 만큼 종합적인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분과별 논의를 거쳐 종합계획 초안을 마련하고,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내용을 보완할 예정이다. 이후 원자력진흥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안에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오대현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제7차 원자력진흥 종합계획은 우리나라 원자력이 기술 자립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이라며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