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로 알려진 비아그라 성분이 희귀 유전 질환 치료 후보로 떠올랐고, 버려지는 빵은 새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올해의 희망적인 과학 뉴스'로 최근 선정한 소식들이다. 영아 전용 말라리아 치료제 첫 승인, 남성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의 암 예방 효과, 에콰도르 오지에서 신종 생물 발견까지 총 5가지가 올해의 희망적 뉴스로 선정됐다.
비아그라 성분인 실데나필은 희귀 유전 질환 '리 증후군' 치료 가능성을 보였다. 리 증후군은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으로 뇌와 근육에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신경 대사 질환이다. 영유아기부터 운동 장애, 근력 저하, 호흡 부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연구진은 기존 약물 5600여 종을 시험한 끝에 실데나필을 후보 물질로 찾아냈다. 9개월~38세 환자 6명에게 투여했더니 일부 환자에서 운동 능력과 근력, 자발 호흡 기능 개선이 관찰됐다. 다만 환자 수가 적어 실제 치료제로 쓰이려면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생후 초기 영아를 위한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메터-루메판트린'의 사전적격성 평가를 통과시켰다. 국제기구 조달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품질과 안전성, 효과를 심사한 것이다. 이 약은 체중 2~5㎏의 신생아와 영아를 위해 별도로 만든 제형이다. 지금까지는 체중 5㎏ 이상 어린이용 약을 의료진이 쪼개 용량을 어림잡아 투여해야 했다. 세계적으로 말라리아 사망자는 여전히 수십만 명에 이르며, 아프리카에서는 사망자 상당수가 5세 미만 아동이다.
버려지는 식품을 에너지 생산에 활용하는 연구도 나왔다. 영국 연구진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수소를 만드는 대장균에 버려진 빵을 먹이로 줘 수소 가스를 생산했다. 수소는 연료뿐 아니라 화학제품 생산에도 쓰이는 핵심 원료다. 이번 방식은 화석연료 기반 공정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려지는 빵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미생물 연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의 암 예방 효과가 남성에서도 확인됐다. 미국 연구진이 9~26세 남성 102만여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HPV 백신을 맞은 남성은 식도암·두경부암·음경암·항문암 등 HPV 관련 암 위험이 미접종자보다 46% 낮았다. HPV 백신은 여성의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남성에게도 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에콰도르 안데스산맥의 콘도르 산맥에서는 3주간의 탐사로 신종 생물 14종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몸길이 23㎜의 작은 유리개구리도 포함됐다. 유리개구리는 배 쪽 피부가 반투명해 몸속 기관이 비쳐 보이는 개구리다. 연구진은 이 개구리에 에콰도르 여성 최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역도 선수 네이시 다호메스의 이름을 따서 '다호메스 유리개구리'라고 명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