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알프스산맥 위로 밤하늘에 아치 세 개가 펼쳐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1일(현지 시각) 공개한 '오늘의 천체사진'이다. 프랑스의 천체사진 작가인 에인젤 푹스(Angel Fux)는 지난달 헬리콥터를 타고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 근처 알프스의 한 산 정상에 내려 이 장면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푹스는 원래 밤하늘에 우리은하가 만든 은하수 아치 두 개를 예상했다. 우리은하는 거대한 원반 모양이며, 태양계는 그 중심에서 약 2.6만 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가장자리에 있다. 따라서 지구에서 우리은하의 안쪽과 바깥쪽을 모두 볼 수 있다.

우리은하의 중심은 궁수자리 방향에 있다. 이쪽은 별들이 밀집해 은하수가 크고 밝게 보인다. 북반구 3월에 궁수자리는 일출 직전 새벽에 남동쪽 지평선 근처에 있다.사진의 맨 왼쪽에 있는 아치가 바로 우리은하의 중심부이다. 우리은하의 바깥쪽은 마차부자리에 있다. 3월에는 해가 지고 나서 북서쪽 하늘에서 찾을 수 있다. 은하의 끝부분을 보는 것이라 은하수가 희미하고 폭도 좁게 보인다.

눈 덮인 알프스 위로 펼쳐진 세 개의 하늘 아치. 왼쪽부터 우리은하의 중심부 은하수, 황도광, 우리은하 바깥쪽 은하수이다. 왼쪽에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에 있는 마테호른산이 보인다./Angel Fux

푹스는 다음 날 아침 헬리콥터를 타고 알프스 산맥을 떠났다. 그는 그날 밤 촬영한 이미지를 40시간 동안 보정하고 합성한 끝에 이 3중 아치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었다. 작가는 은하수 두 개를 이어주는 듯한 또 다른 아치를 발견했다. 바로 황도광(黃道光)이다.

옛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고 태양을 비롯해 모든 천체가 지구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것이지만 지구에서 보기에 태양이 1년간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로를 황도라고 한다.

황도광은 지구 대기에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 햇빛이 지구 밖 먼지에 부딪혀 산란된 결과이다. 그래서 색도 다르다. 태양이 뜨거나 질 때 지평선에 있으면 햇빛이 대기층을 길게 통과한다. 그러면 파장이 짧은 파란빛은 흩어지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 우리 눈에 도달한다. 이와 달리 황도광은 희미한 흰 빛으로 보인다.

황도광은 관찰 시기에 따라 거짓 황혼(false dusk) 또는 거짓 새벽(false dawn)으로 나타난다. 거짓 황혼은 북반구에서는 2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춘분 전후로 해가 지고 90분 뒤 서쪽 지평선 위로 고깔 모양의 희미한 빛으로 보인다. 거짓 새벽은 8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추분 전후로 해가 뜨기 90분에서 2시간 전 동쪽 지평선 위에서 보인다. 달이 없는 날 도시의 인공조명과 먼 곳에서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은 황도광을 빚은 먼지가 어디서 왔는지 연구하고 있다. 황도광의 밝기 분포를 이용하면 행성 사이에 있는 입자들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알 수 있다. 또 이 먼지가 어디서 왔는지도 연구할 수 있다. 오랫동안 황도광을 일으키는 우주 먼지가 소행성과 혜성에서 비롯된다고 추정했지만, 최근에는 황도광을 유발한 우주 먼지가 화성의 먼지 폭풍에서 왔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