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단기간 폭등 후 폭락하며 논란이 됐던 삼천당제약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을 이유로 삼천당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5점을 부과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월 자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캐나다 시장 실적을 담은 자료를 공시가 아닌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한 것이 제재 사유다. 오는 7월부터 코스닥시장에서 벌점이 1년간 10점 이상일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비만약 복제약과 먹는 인슐린 등을 개발 중이라고 홍보한 삼천당제약은 주가가 지난해 말 23만2000원에서 3월 말 118만4000원까지 410% 폭등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주가가 47만5500원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팩트체크해 봤다.
① 매번 미뤄지거나 사라지는 핵심 파이프라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삼천당제약이 2014년 연구·개발을 진행한 망막 질환 치료 주사제다. 회사는 2020년 7월 IR 자료에서 특허와 임상 검증 절차를 완료하고 2023년 말 글로벌 발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출시 일정은 매년 지연됐다.
경구용(먹는) 인슐린·비만약 개발도 마찬가지다. 경구용 인슐린과 비만약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21년 3월 IR 자료에서는 '연내 임상 착수, 2025년 판매'를 제시했지만 이후 2027년, 2028년으로 목표 시점을 계속 늦췄다. 지난 1월에는 "상반기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하반기 판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말 유럽의약품청에 신청한 임상 계획 승인 신청이 허가조차 받지 않은 상황이다.
② 양치기 공시(公示) 논란
삼천당제약은 2021년 5월 '먹는 인슐린 개발을 위한 2000억원 투자 유치 추진' 보도에 대해 중국·미국 파트너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이후 '텀싯 체결' '비임상 완료' '임상 신청·계약 협상 예정' '계약서 초안 작성' '바인딩 텀싯 체결' 등 진전 상황을 3년 가까이 공시했지만, 2024년 5월 관련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먹는 코로나 백신 개발 공시도 마찬가지다. 2021년 5월 7일 '2만명 임상을 위해 2300억원 지원 신청을 했다'고 공시한 이후 6차례 추가 공시를 하더니 2022년 9월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③ 맘대로 실적 전망
'부풀리기식 실적 전망' 역시 핵심 논란이다. 회사는 최근 미국 파트너와 당뇨·비만 치료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마일스톤 1억달러를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10년간 15조원 매출과 판매 수익 90% 확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계약 상대를 공개하지 않았고 수익 배분 조건도 이례적으로 회사에 유리해 과장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선(先) 전망, 후(後) 임상' 관행은 반복돼 왔다.2020년 IR에선 연 매출 1878억원, 영업이익 1365억원을 실적 가이던스로 제시했고, 2024년에는 2025년 영업이익 805억원을 전망했지만, 실제는 84억원에 그쳤다. 지난 1월 IR에서 먹는 인슐린에 대해 '글로벌 톱10 제약사와 계약금·마일스톤 5000억~1조원, 10년간 계약 규모 약 30조원 협의 중'이라는 추정치를 적시했다. 2월에는 유럽 11국과 5조3000억원 규모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계약 상대는 공개하지 않았다.
④ 기술력 실체 논란
삼천당제약은 먹는 비만 복제약 개발의 핵심인 약물 전달 플랫폼 'S-PASS'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할 핵심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대만 바이오 기업을 통해 국제 특허를 출원하면서 제출한 약동학(PK) 데이터에도 비만약 성분의 체내 흡수 수치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역량에 대한 의문도 계속 나오고 있다. 삼천당제약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 인력은 전체 직원 426명 중 35명이다.박사급은 1명뿐이다. 연구개발비는 2021년 약 466억원에서 지난해 156억원으로 줄었다. 회사 측은 "해외 연구소 약 50명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고 했지만, 해당 연구소 이름이나 위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