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10년마다 5~7일 길어져 요즘은 1960년대보다 한 달가량 더 길어졌다'
미국 기후 과학자 테드 스콧과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연구팀이 지난 60여 년 동안 지구에서 사계절이 가장 뚜렷한 온대(溫帶) 지역 날씨를 조사해 내놓은 연구 결과다.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환경 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실렸다. 연구팀은 "최근 60년 사이 지구의 여름은 계속 길어졌고 그만큼 더 더워졌다"고 했다.
연구팀은 최근 몇 년 사이 여름이 더 빠르게 닥쳐온다고 체감하고 실제 기온 분석에 돌입했다. 지구에서 사계절이 가장 뚜렷한 지역(위도 23.5~70도 사이)에 있는 10개 도시(도쿄·시드니·파리·토론토 등)를 중심으로 살폈다.
1961~1990년 기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지역마다 여름 온도 기준을 정한 뒤, 이 기준보다 높은 날이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각 지역의 여름이 10년마다 평균 5~7일씩 길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23년 여름은 1990년보다 20일 더 길었다. 1960년대와 비교하면 30일가량 더 길었다.
일부 도시에선 이 같은 '여름 확장' 현상이 유독 더 기승을 부렸다. 가령 호주 시드니에선 여름이 10년마다 15일씩 증가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선 10년에 9일씩 여름이 늘어났다.
여름이 시작하는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1990년 이후 북반구의 여름은 10년에 2.3일씩 당겨졌다. 반대로 여름이 끝나는 시점은 10년에 2.7일씩 늦춰졌다. 여름이 길어지는 만큼 봄·가을은 짧아졌다.
여름날 쌓이는 열(熱)의 총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1990년 이후 북반구 육지에 더위가 쌓이는 속도는 그 이전의 30년(1961년~1990년)과 비교해 세 배 넘게 빨라졌다. 여름이 길어지는 것과 함께 여름철 기온도 높아졌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지구의 여름이 매년 더 길어지고 더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여름 더위가 빠르게 축적되면서 각 도시마다 폭염으로 인한 위험과 에너지 수급 문제, 농작물 피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