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에 유인 달 탐사 임무를 마친 '아르테미스 2호'가 무사히 지구 귀환에 성공했다.
11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2호 오리온 우주선은 이날 오전 9시 7분(한국 시각)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앞바다 태평양에 착수했다. 지난 2일(한국 시각)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약 10일간 달 선회 비행을 마치고 귀환한 것이다. 탑승한 우주비행사 4명은 모두 건강한 상태로 확인됐다.
아르테미스 2호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인간을 달까지 보낸 임무다. 탑승한 4명의 우주비행사가 지구에서 최대 40만6778km 떨어진 지점까지 도달하며,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웠던 역대 최장 거리 유인 비행 기록(약 40만171km)도 경신했다.
이번 귀환은 임무 중 가장 위험한 구간이었다. 오리온은 시속 약 3만8000km 속도로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우주선 외부 열차폐막 온도는 최대 섭씨 약 2760도까지 치솟았다. 뜨거운 플라즈마가 캡슐을 감싸면서 약 6분간 지상과 통신이 완전히 끊기는 '블랙아웃' 구간도 발생했다. 이후 총 11개의 낙하산이 순차적으로 전개되며 속도를 시속 약 32km로 줄인 뒤 해상에 착수했다.
특히 이번 재진입에는 위험 요소가 있었다. 2022년 무인 시험 비행이었던 아르테미스 1호 귀환 당시 열차폐막 표면에서 100곳 이상의 예상치 못한 재료 손실이 발견된 바 있다. NASA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르테미스 2호의 재진입 각도를 기존 '스킵 재진입' 방식에서 더 가파르고 빠른 직접 진입 방식으로 변경했다. 열차폐막이 극한 열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탑승 우주비행사는 리드 와이즈먼,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크, 제레미 핸슨 등 4명이다. 여성과 흑인, 외국 국적 우주비행사가 함께 달 비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행 중 감동적인 장면도 있었다. 핸슨은 달 선회 비행 중 하나의 달 분화구에 와이즈먼 사령관의 아내 '캐럴'의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했다. 캐럴은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와이즈먼은 "임무 중 가장 깊이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했다. 코크와 글로버도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주비행사들은 지구 귀환 후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언크러스터블' 샌드위치를 꼽았다. 우주선에선 빵 부스러기가 장비 사이에 끼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취식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미 해군은 비행사들이 귀환 후 탑승하게 될 군함 USS 존 P. 머서에 충분한 양을 준비해놨다고 밝혔다.
오리온 우주선에서 빠져나온 비행사들은 헬기로 USS 존 P. 머서로 이송돼 건강 검진을 받은 뒤, 텍사스 휴스턴의 NASA 존슨우주센터로 이동할 예정이다. NASA는 후속 임무인 아르테미스 3호를 통해 달 착륙에 도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