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사람의 눈에 착용한 그림(왼쪽). 오른쪽은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구조를 나타낸 그림으로, 상부 렌즈와 하부 렌즈 사이에 생체 스펀지 등이 있다. /홍콩과기대 등 공동연구팀

안압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자동으로 약물을 방출하는 녹내장 환자용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개발됐다. 미국 테라사키 연구소와 홍콩과기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이런 콘택트렌즈를 개발해 소와 토끼 등 동물 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8일 사이언스 자매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에 발표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차 좁아지고, 심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국내 환자는 122만여 명에 달하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쉽지 않다. 안압은 하루에도 수시로 변해 병원 밖에서는 파악이 어렵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안약을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 탓에 1년 이상 투약을 지속하는 환자 비율이 절반 이하로 낮다.

연구팀은 안압이 높아질 때 미세하게 변형되는 각막이 콘택트렌즈 내부를 압박해 약물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렌즈 내부에는 전자 부품이 전혀 들어 있지 않으며, 안압이 설정된 수준을 넘으면 단계적으로 약물이 방출되도록 설계됐다.

기존 안약은 투여량의 5% 정도만 실제 안구 내부에 도달하고 나머지 상당량은 인체에 흡수되는데, 이번 렌즈는 안압이 높을 때만 필요한 양을 방출해 과도한 약물 노출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 안구, 적출한 소의 눈, 살아있는 토끼의 눈에서 이번 렌즈의 안압 감소 효과가 직접 눈에 넣는 기존 안약과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전임상 단계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향후 과제로 남는다. 연구팀은 약물 탑재 용량을 확대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