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성과 함께한 2시간은 2분처럼 느껴지는데, 뜨거운 난로 위에 2분 앉아 있으면 2시간처럼 느껴진다. 그게 상대성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설명할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농담이다. 이런 농담은 청중을 깨우는 묘약일까, 분위기만 더 어색하게 만드는 모험일까.
과학자들이 발표 중 시도한 유머의 67%는 실패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머가 썰렁해 반응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청중 대부분이 웃는 유머는 9%에 불과했다.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CNR)와 핀란드 헬싱키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영국 왕립학회 회보 B'에 최근 발표했다. 학회 발표에서 유머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정량적으로 분석한 첫 시도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연구팀은 2022~2024년 열린 14개 생물학 관련 국제학회에서 발표된 531개 강연을 관찰해 총 870건의 유머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발표자가 웃음을 유도하려고 멈추거나 억양을 바꾸는 등 외형적 신호를 기준으로 농담을 식별했다. 분석 결과, 과학자들이 발표 때 시도한 유머의 67%는 사실상 무반응에 그쳤다. 절반가량이 웃는 성공은 24%, 대부분이 크게 웃는 대성공은 9%뿐이었다.
과학자들이 가장 자주 던진 농담은 슬라이드가 안 넘어가거나, 포인터가 고장 나는 등 돌발 상황을 받아치는 즉흥 유머였다. 전체 농담의 42%가 이런 유형이었다. 연구 주제나 과학자의 일상, 현장 조사 경험을 활용한 농담도 있었지만, '몸짓 개그'는 드물었다. 발표장의 농담은 '현장의 어색함을 함께 웃고 넘기는 기술'에 더 가까웠다는 뜻이다.
농담은 발표 초반과 후반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작할 때는 농담으로 어색함을 깨고, 발표 중간에는 청중들 집중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농담을 던진다는 것이다. 발표 끝에는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한 장치로 농담을 사용했다. 농담이 청중 관리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농담이 전혀 없었던 발표는 전체의 약 42%로 집계됐다. 과학 발표에서는 여전히 '웃기지 않는 것'이 기본값에 가까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