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매년 약 400만명이 잘못된 식단 때문에 심장병으로 숨진다는 대규모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나노 바나나 생성

세계에서 매년 약 400만명이 잘못된 식단 때문에 심장병으로 숨지고 있다는 대규모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육류나 가공식품 과다 섭취보다 견과류·통곡물·과일 등 건강한 음식을 충분히 먹지 않는 것이 더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로 인해 2023년 한 해 동안 잃어버린 건강 수명은 세계적으로 9684만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연구는 세계 질병 부담을 공통 기준으로 분석하는 GBD(Global Burden of Disease) 국제 컨소시엄이 수행한 것으로, 3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1990년부터 2023년까지 204개국의 허혈성 심장 질환(IHD) 사망·질병 부담 통계와 13개 식이 요인 관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식단이 허혈성 심장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질환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이 대표적이다.

분석 결과, 2023년 한 해 동안 부적절한 식단으로 인한 허혈성 심장 질환 사망은 406만건으로 추산됐다. 이는 식단이 심혈관 건강을 좌우하는 대표적 위험 요인임을 보여준다.

같은 해 식단과 관련된 허혈성 심장 질환으로 발생한 손실은 9684만 DALY(장애 보정 생존 연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DALY는 질병으로 조기 사망하거나 질병을 안고 사느라 상실한 '건강한 수명'을 뜻한다. 잘못된 식단으로 초래된 협심증, 심근경색 등으로 2023년에 잃어버린 수명이 세계적으로 9684만 년에 이른다는 얘기다.

연구팀이 식단 요소를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견과류·씨앗 섭취 부족(인구 10만명당 9.8명 사망), 통곡물 부족(9.2명 사망), 과일 부족(7.2명 사망), 나트륨 과다 섭취(7.1명 사망) 순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트랜스지방이나 당 음료 섭취보다도 더 큰 위험 요인으로 분석된 것이다.

특히 견과류와 통곡물 섭취 부족은 각각 인구 10만명당 9명 이상의 사망과 관련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존에 강조돼온 '가공식품 과다 섭취'보다 건강식 섭취 부족이 더 큰 문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했다. 중앙아시아 등 일부 지역은 식단 관련 심장질환 부담이 매우 높은 반면, 한국이 포함된 고소득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개인 선택보다는 식품 접근성과 영양 환경 차이에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식단 개선은 심혈관 질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 전략 중 하나"라며 "건강한 식품 섭취를 늘리고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국가의 식단 자료가 부족해 추정치를 이번 연구가 활용한 데다, 기존 통계를 분석한 관찰 연구여서 식단이 심장 질환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