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열을 방출하면서 주변 지역 온도를 끌어올리는 '열섬' 영향이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기후·환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최근 20년간 위성으로 측정한 지표면 온도 데이터를 분석해 전 세계 8400여 개 데이터센터 위치와 비교했다. 인구 밀집 지역 등 외부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한 시설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데이터센터가 가동된 이후 수개월 내 주변 지표면 온도가 평균 2도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경우 9도 넘게 오른 곳도 있었다. 연구팀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열이 주변 공기와 지면에 축적되면서 온도를 끌어올리는 '데이터센터 열섬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열 영향은 시설 인근에 그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에서 최대 10㎞ 떨어진 지역까지 온도 상승이 관측됐다. 7㎞ 떨어진 지점에서도 열 영향이 약 70% 수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인구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데이터센터 반경 10㎞ 이내에 약 3억400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가 없었을 경우보다 더 높은 온도 환경에 노출된 셈이다. 연구진은 "예상보다 영향이 컸다"며 "향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확산하면서 데이터센터도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연산량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전력 소비와 발열도 함께 증가한다는 점이다. 한국데이터센터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선 현재 58개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인데, 2028년까지 76개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컨설팅사 JLL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전력 확보뿐 아니라 냉각과 열 관리가 새로운 핵심 인프라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