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23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뉴스1

하루에 잠을 10분쯤 더 자고, 4분쯤 더 걷고, 채소를 조금 더 먹는 것만으로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개인 기존 생활 습관에서 조금 더 개선하는 정도만으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대를 비롯한 칠레·브라질 공동 연구진은 영국 성인 5만3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수면과 운동, 식습관을 소폭 개선할 경우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약 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예방심장학 저널'에 실렸다.

연구진은 8년간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한 수면과 신체 활동 데이터, 식습관 설문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의 생활 패턴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질병은 총 2034건 발생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개인의 기존 생활 수준을 기준으로 수면 시간을 11분 늘리고, 빠르게 걷기 등 중강도 활동을 4.5분 늘리고, 채소를 50g 더 섭취할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 수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평균적인 변화량"이라며 "사람마다 출발점이 다르지만 작은 개선이 누적되면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여러 습관을 함께 개선할 때 효과가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하루 8~9시간 수면, 42분 이상의 중강도 이상 신체 활동,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최대 57%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중강도 운동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춤추기 등 활동을 의미한다.

연구를 이끈 니콜라스 코멜 시드니대 연구원은 "몇 가지 생활 습관을 조금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예상보다 큰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작은 변화는 실천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 유지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완벽한 생활 습관'을 요구하기보다 현실적인 개선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영국심장재단의 에밀리 맥그래스 간호사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생활을 원하지만, 정작 행동을 바꾸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한다"며 "이번 연구는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심장 건강에 의미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