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인신 공격 등 막말 정치를 일삼는 이유가 언론 주목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노 바나나 생성

정치인들이 인신 공격 등 막말 정치를 일삼는 이유가 언론 주목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갈등 조장자'로 나서는 막말 정치인은 정책 영향력이나 입법 성과보다는 '미디어 스타'가 되는 데 더 큰 유인을 느낀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다트머스대 등 공동연구팀이 미 국립과학원(NAS)의 학술지 'PNAS Nexu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118대 미 의회(2023년 1월 3일~2025년 1월 3일) 의원들의 연설, 보도자료, 뉴스레터, X(옛 트위터) 게시물 등 220만건의 공개 발언을 대규모 언어 모델(LLM)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정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적 토론'과 인격을 모독하는 '인신 공격'으로 구분한 뒤, 언론 보도 기록과 선거 자금, 선거 결과, 입법 활동 등과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분석 결과 공화당 의원은 민주당 의원보다 인신 공격성 발언을 2.7배 더 자주 했고, 하원은 상원보다 그 빈도가 1.3배 높았다. 공격 대상은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인물에 집중됐다. 가장 많이 공격받은 대상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8546회)이었고,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2958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2930회)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정치인의 무례한 언행이 언론의 관심을 끄는 데 특히 유리하다고 봤다. 케이블 뉴스 노출을 정량 분석한 결과, 막말을 가장 많이 하는 상위 25명 의원은 가장 적게 하는 의원 75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방송 주목을 받았다. 인신공격은 전체 발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도 방송 노출이 크게 늘어나는 반면, 정책 비판은 훨씬 높은 비율이 돼야 비슷한 수준의 주목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같은 X 게시물이라도 정책을 비판한 글보다 상대를 공격한 글이 훨씬 더 자주 공유됐다. 개인적 모욕이 포함된 게시물의 평균 재게시 수는 606회로, 비판적 정책 토론 게시물의 244회보다 약 2.5배 많았다.

반면 이런 공격적 화법이 전통적인 정치적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신공격성 발언이 후원금, 득표율, 입법 성과, 개인 재산 증가와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막말 정치인은 법안을 공동 발의할 가능성이 낮고, 영향력 있는 상임위원회에 배정될 가능성도 더 낮았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신 의회 내 실질 영향력은 줄어드는 셈이다.

또 연구팀은 의원의 인신공격 성향이 지역구의 기본적인 정파적 적대감과는 거의 상관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막말 정치가 단순히 지역 민심의 반영이라기보다, 전국적 미디어 청중과 온라인 확산을 겨냥한 전략일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처럼 분열의 언어로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인을 방치할 경우 민주주의 규범과 공적 토론 문화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