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종(서로 다른) 물류로봇 운영 시스템 통합 운영 모습./카이스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카이스트에서 제조공장 운영에 필요한 센서·제어·로봇·제조 소프트웨어를 국산 기술로 통합한 '피지컬 인공지능(AI) 통합 플랫폼'을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한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는 공장 운영 소프트웨어와 설비 제어 솔루션 상당 부분을 해외 제품에 의존해 왔다. 정부는 이런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2025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전북대와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피지컬 AI 사전검증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전북대 실증랩이 다품종 소량·다공정 생산 환경에 대응하는 유연 생산 AI를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카이스트 실증랩은 공장 운영체계를 국산 기술로 통합하고 생산 일정과 물류 운영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카이스트 실증랩에는 센서, 제어기, 로봇, AI 데이터 인프라 등 공장 운영 전반에 필요한 요소 기술이 국내 기업 중심으로 적용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외산 솔루션에 기대던 공장 운영체계를 국내 기술로 대체할 가능성을 시험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 플랫폼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이른바 'AI 공장장'으로 불리는 운영 에이전트다.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실제 공장의 물류 흐름과 생산 스케줄을 실시간으로 분석·조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소 제조기업도 고가의 해외 솔루션 없이 공장 운영 고도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실증랩은 앞으로 개방형 테스트 환경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전북 지역 AI 전환(AX) 본사업과 연계해 자율공장 운영체계를 고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K-제조 지능형 공장 패키지' 형태의 수출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피지컬 AI 핵심경쟁력 확보 전략(안) 주요 내용./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기술개발부터 수출까지…피지컬 AI 전주기 전략 제시

이날 함께 공개된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안)'은 기술 개발부터 실증, 산업 확산,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전주기 체계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피지컬 AI는 디지털 공간에서 판단하는 수준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직접 인식하고 행동하는 AI 기술을 뜻한다. 정부는 이를 제조업은 물론 물류, 농업, 재난·안전, 돌봄·가정 등으로 확산 가능한 차세대 기술로 보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이고 정밀한 작업 수행이 가능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대규모 학습 데이터 생성과 가상 실험을 지원하는 '월드모델', 고성능·저전력·저지연 구현을 위한 AI 반도체 기반 '컴퓨팅 플랫폼'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여기에 휴머노이드 핵심기술, 네트워크, 보안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두 번째는 제조 공정 자동화 기술 확보다. 이를 위해 장비 운용 데이터, 작업 행동 데이터, 공장 운영 데이터와 가상·합성데이터를 폭넓게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제조 장비의 자율 제어 기술과 공장 운영 최적화 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자동차, 정밀 제조, 조선 등 주요 산업 분야에 적용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정부는 규제 개선, 투자 유치, 해외 진출 지원과 함께 석·박사급 연구인력부터 현장 실무인력까지 아우르는 인재 양성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국제 표준화 대응, 성능평가 벤치마크 개발, 안전성과 제도 기반 정비도 함께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또 부처 간 협업은 물론 협회·얼라이언스·기업·대학·연구기관 간 연계를 강화해 피지컬 AI 기술의 산업 적용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산업계 의견을 전략안에 반영한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향후 3년이 피지컬 AI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시기"라며 "기술 개발에서 현장 적용, 산업화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증랩에서 검증한 국산 공장 운영체계를 바탕으로 제조 분야 수출 모델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