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뱀이 한 끼 식사로 제 몸무게에 맞먹는 먹이를 삼키고 1년 넘게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티는 비결이 밝혀졌다. 식욕을 강하게 억제하는 대사물질이 핵심으로,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미얀마비단뱀이 먹이를 삼킨 직후 혈액에서 급증하는 물질을 분석해 'pTOS'라는 대사물질을 확인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발표했다. 비단뱀은 식사 후 심장이 최대 25% 커지고, 대사 속도는 4000배까지 늘어나며, 12~18개월 동안 먹지 않고도 생존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pTOS를 비만 실험쥐에 투여하자, 28일 만에 체중이 9% 감소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소비에는 변화 없이 식욕만 뚜렷하게 줄어든 결과였다.
현재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줄이는 동시에 위에서 음식 배출 속도를 늦추면서 메스꺼움이나 복통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pTOS는 식욕 조절 중추인 뇌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만 낮춰 관련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체에서도 pTOS가 소량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새로운 비만 치료제 후보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