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중구에서 만난 패트릭 존슨 일라이릴리 인터내셔널 사업 총괄 대표. /일라이릴리

"글로벌 5대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한국의 비전에 일라이릴리가 중요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길 희망한다. 한국과 손잡는 릴리 역시 게임 체인저로 불릴 만한 혁신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미국 일라이릴리앤컴퍼니(이하 릴리)는 현재 세계 제약사 시가총액 1위 기업이다. 100여 년 전인 1923년 세계 최초로 인슐린을 상용화했고, 최근엔 비만 치료제와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을 주도하며 글로벌 제약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지난 9일엔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올해부터 5년간 한국에 총 5억달러(약 74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패트릭 존슨 일라이릴리 인터내셔널 사업 총괄 대표는 지난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신생 바이오텍을 지원하고 투자하는 우리 회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릴리게이트웨이랩스(LGL)'를 한국에서도 시작하겠다"면서 "한국은 릴리가 미국·중국 외에서 LGL을 추진하는 유일한 나라"라고 했다. 한국이 탄탄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춘 데다, 현 정부가 제약 바이오 부문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에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릴리 측은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에 짓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에 LGL 한국 거점을 마련하고, 30여 개 국내 바이오텍 육성과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릴리는 지난달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엔비디아와 공동 혁신 AI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양사가 5년 동안 10억달러(1조4000억원)를 투자하고 피지컬 AI를 활용해 완전 자동 실험실을 만들어 혁신 신약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존슨 대표는 "현재 연구소에선 이미 엔비디아 소속 과학자들과 일라이릴리의 신약 개발 연구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매일 실제로 부딪히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혁신 신약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릴리는 2022년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출시하고 전 세계 제약 시장을 재편해왔다. 마운자로는 미국과 중국,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50국에 허가를 받았고, 주요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존슨 대표는 "현재 비만 인구는 전 세계 10억명이나 된다. 비만만 다스려도 제2형 당뇨병과 수면무호흡증, 신부전, 각종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면서 "이미 출시한 제품 외에도 관련 파이프라인을 계속 발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연구를 거듭하면 언젠간 비만 예방부터 치료까지 한번에 해결되는 신약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존슨 대표는 "내가 릴리에 입사한 것이 35년 전인데 그때부터 회사는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었다"며 "매년 실패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껏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에 110억달러(약 16조원)를 넘게 쏟아부어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개발하는 치료제는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크게 늦추는 데까지 성공했다"며 "대규모 3상 연구 결과도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