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가 확산되면서 초콜릿과 과자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월가의 예상을 깨고, 비만치료제 이용자들의 초콜릿 구매가 오히려 더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비만 치료제가 확산되면서 초콜릿과 과자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월가의 예상을 깨고, 최근 비만치료제 이용자들의 초콜릿 구매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초콜릿 회사 린트(Lindt)는 최근 시장조사 업체 서카나(Circana)가 수집한 지난 2월 소비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일반 소비자보다 초콜릿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비만 치료제를 투여하고 살을 빼는 이들이 이전보다 고칼로리 식품 섭취를 줄이긴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 심리로 '작은 사치'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초콜릿은 더 많이 산다는 분석이다.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확산이 제과업계 및 식품업계 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기존 월가의 전망과도 다른 결과다.

◇비만 치료제 이용자, 초콜릿 더 산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미국 전체 가구의 약 15%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린트는 최근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봤을 때, 이들 비만치료제 사용자들의 초콜릿 구매 비율은 전체의 17.5%로, 일반 소비자 평균 구매 비율인 6.5%보다 훨씬 높다고 밝혔다. 비만치료제를 이용하는 이들이 살을 빼면서도 초콜릿은 이전보다 더 많이 산다는 뜻이다.

원인은 소비 패턴의 변화에 있었다. GLP-1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파스타, 피자, 감자칩과 같은 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전반적으로 줄이고 식단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에 대한 보상 심리로 양이 적고 값은 비싼 프리미엄 디저트는 이전보다 더 많이 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소비 패턴 '양 중심 → 질 중심'

그동안 투자은행과 애널리스트들은 GLP-1 체중 감량 약물이 빠르게 확산되면 식품 산업, 특히 제과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일각에선 GLP-1 치료제 확산으로 2027년 린트의 매출 성장률이 약 0.9%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린트 측은 그러나 "GLP-1 약물이 장기적으로 사업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양 중심' 소비에서 '질 중심' 소비로 이동하면서 프리미엄 디저트 판매는 앞으로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월가에서도 이에 최근 소비 매출 전망을 일부 수정기 시작했다. GLP-1 약물 확산으로 술이나 패스트푸드 소비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만큼 프리미엄 식품과 건강 기능 식품, 피트니스 관련 소비는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