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클리드와 허블 망원경 데이터를 합쳐 완성한 넓은 시야의 고양이 눈 성운의 이미지(왼쪽). 성운 중심을 감싸고 있는 가스 광륜(헤일로)을 볼 수 있다. 오른쪽은 허블 망원경이 성운의 심장부를 초고화질로 포착한 모습. 별이 죽기 전 뿜어낸 가스들이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여있다. /NASA

이 별구름(星雲)은 1786년 2월 15일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Herschel)이 처음 발견했다.

허셜은 이날 자신이 직접 만든 대형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훑다, 지구에서 약 4400광년 떨어진 용자리(Draco constellation·천구의 북극 부근에 있는 별자리) 부근에서 신비로운 구름 뭉치를 발견했다. 지금 우리가 '고양이 눈(NGC 6543·Cat's Eye Nebula)'이라고 부르는 별구름이다.

'고양이 눈 성운'이란 별명이 붙은 건 20세기 중반. 천체 사진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천문학자들은 이 놀랍도록 복잡한 성운의 모습에 마음을 뺏기게 된다.

사진 속 중심부의 기하학적 타원과 층층이 쌓인 가스 층의 모습이 고양이 세로 눈동자를 꼭 빼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인류가 지금껏 관측한 천체 중에서도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운 성운으로 꼽힌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지난 3일(현지 시각) 최근 새롭게 포착한 고양이 눈 성운을 공개했다. 허블 망원경과 최첨단 유클리드 망원경으로 관측, 지금까지 공개된 것 중에서도 가장 선명하게 보인다.

허블 망원경의 고성능 카메라(ACS)로 촬영한 고양이 눈 성운의 중심부 모습. 역대 가장 선명한 이미지다. 약 1500년 간격으로 뿜어져 나온 동심원 모양의 가스층과 충격파로 실타래처럼 엉킨 가스 매듭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NASA
새까만 우주에 떠 있는 고양이 눈 성운의 모습. 밝은 중심부가 푸른 고양이 눈, 혹은 보석처럼 보인다. 성운 주변엔 은하들이 점처럼 흩어져 있다. /NASA

◇고양이 눈 성운이란

허셜이 고양이 눈 성운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그는 성운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다고 한다. 당시 망원경 기술로는 그저 은은하고 푸르스름한 빛깔을 내는 구름처럼 보였다. 허셜은 '이건 별이 만들어낸 구름일까, 더 멀리 행성이 더 있는 것일까'를 고민하다 '행성을 닮은 성운'이라는 뜻으로 이를 '행성상 성운(Planetary Nebula)'이라고 명명했다.

정체가 밝혀진 것은 1864년이다. 영국 천문학자 윌리엄 허긴스는 당시로는 최첨단 기술이었던 '분광학(빛을 무지개색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기술)'을 이 성운에 처음 적용했다.

만약 성운이 수많은 별이 모여 있는 은하라면, 태양처럼 연속적인 무지개색 띠가 보여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 망원경을 통해 나타난 성운의 빛은 한 줄기의 선명한 청록색 띠에 가까웠다. 이를 통해 허긴스는 성운이 별들이 모인 것이 아닌, '뜨겁고 거대한 가스 덩어리'라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고양이 눈 성운을 통해 인류가 성운의 물리적 성질을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된 셈이다.

이 성운은 보통 별이 수명을 다하며 죽어갈 때 바깥층으로 가스를 내뿜으면서 생긴다. 고양이 눈 성운이 대표적이다. 성운을 '별의 화석'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유다. 반면 별의 탄생으로 생기는 성운도 있다. 거대한 성운이 중력으로 뭉쳐질 때 이 안에서 어린 별이 태어나기도 한다. 오리온 성운이 대표적이다. 죽은 별이 내뿜은 가스가 우주를 떠돌다 다시 뭉치면서, 새로운 별의 토양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더 정교하고 또렷하게…우주 나이테까지 보인다

이후 관측 기술이 발달하면서 허블 망원경은 1995년 이전엔 보지 못했던 고양이 눈 성운의 정교한 동심원 구조를 포착해냈다. 2004년엔 고해상도 카메라(ACS) 데이터를 통해 더욱 세밀한 성운의 구조가 또한 공개된 바 있다.

이번에 NASA와 ESA가 새롭게 공개한 관측 이미지는 기존보다 화질이 더 또렷해진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허블망원경과 유클리드 망원경은 죽어가는 별이 내뿜은 물질들을 시간대별로 완벽히 복원해냈다.

먼저 허블 망원경은 이 고양이 눈 성운이 약 1500년 간격으로 뿜어져 나온 가스들이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인 구조임을 밝혀냈다. 성운의 정중앙에 가장 뜨겁게 빛나는 별이 죽어가면서 뿜어내는 가스가 겹겹이 구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성운 중심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가스가 매끈하게 퍼진 게 아니라, 여기저기 실타래처럼 엉킨 매듭이나 덩어리 모양이 많은데, 이는 먼저 뿜어져 나온 가스와 새로운 가스가 부딪히면서 생긴 충격파의 흔적이다. 허블이 이 미세한 충돌 지점들을 선명하게 잡아냈다는 것이다.

반면 유클리드 망원경은 넓은 시야로 성운의 가장 바깥쪽을 넓게 감사는 희미한 가스 구름층(가스 광륜·헤일로)'을 포착해냈다. 이는 별이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전인 약 5만~9만 년 전에 미리 내뿜은 물질들로 추정된다. NASA 허블 미션 팀은 "두 망원경의 협업을 통해 별의 종말 과정을 생생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