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달 탐사선 '루나 9호' 위치를 이번에는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까. 러시아 연구팀과 영국 연구팀이 루나 9호의 위치로 추정하는 좌표를 잇따라 제시하면서 어느 팀 예측이 맞을지 과학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름 60㎝ 공처럼 생긴 루나 9호는 1966년 2월 3일 달 표면에 착륙했다. 달 표면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는 임무도 해냈는데, 이후 통신이 끊기면서 60년 동안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다.

1966년 당시 소련 우주선 '루나 9호'의 달 착륙 장면을 묘사한 가상 사진. /SPL

러시아인 비탈리 예고로프는 루나 9호 최초 착륙 지점에서 25㎞쯤 떨어진 곳에서 이 탐사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그는 탐사선이 달 표면을 촬영한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공개하고 사람들에게 주변 지형과 어울리지 않는 작은 픽셀을 찾게 하는 방식으로 '집단 지성'도 동원했다. 이를 통해 루나 9호로 추정되는 미묘한 밝기 차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는 "루나 9호가 달 표면을 촬영했던 장소를 찾아냈다"고 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전혀 다른 좌표를 제시했다. 이들은 'YOLO-ETA'라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해 달 표면 사진에서 인공 구조물을 찾도록 학습시켰다. 아폴로 착륙지 등 기존 자료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다. AI는 여러 후보지를 제시했고, 그중 한 곳에서 구형 착륙선으로 보이는 밝은 픽셀을 찾아냈다. 에어백처럼 분리된 외피로 추정되는 어두운 점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정체불명의 인공물을 발견한 것은 확실하다"며 "루나 9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러시아, 영국 연구팀이 서로 다른 좌표를 루나 9호 위치로 내놓은 가운데, 신중론도 나온다. 달 탐사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필립 스투크 명예교수는 "아직 어느 쪽도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착륙 당시 분사 엔진이 먼지를 날리며 남겼을 밝은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굳이 가능성을 따지면 예고로프 쪽이 더 설득력 있다"고 했다.

루나 9호의 정확한 위치는 이르면 이달 인도 달 탐사선 '찬드라얀 2호'가 해당 지역을 촬영할 경우 확인될 수 있다. 이때도 밝혀내지 못하면 향후 추가 관측을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