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박재현 대표가 최근 불거진 대주주 신동국 회장의 경영 간섭 문제와 성추행 임원 비호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한미약품그룹 대주주와 전문 경영인 사이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박재현 대표는 4일 한미약품 직원 100여 명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연임 여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신 회장에게 성추행 임원에게 조사 사실을 누설한 의혹과 원료 교체 시도 등에 대한 공개 답변을 요구했다.
그는 "이번 주총에서 연임을 하든, 하지 못하든 개의치 않겠다"면서 "한미를 비리나 일삼는 조직으로 매도하는 대주주에게 그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신 회장의 경영 간섭 사례로 꼽힌 사내 성추행 가해 임원 비호 의혹과 관련, "왜 회사의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해자에게 전화해 회사가 조사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누설했나"라고 물었다.
박 대표는 앞서 신 회장 측 압력으로 성추행 의혹이 있는 임원에 대한 인사 조처가 이뤄지지 못했고 해당 임원이 자진 퇴사했다고 주장하면서 일부 매체에 관련 녹취록을 전달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이날 또한 신 회장이 그룹 내 전문경영인 체제를 흔들고 있다고도 했다.
신 회장이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저가 원료 의약품으로 교체를 강제 추진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로수젯 원료를 미검증 중국산 원료로 바꾸면 정말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신 회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간섭하면 부당한 경영간섭이지만, 전체 이익을 위해 전문경영인의 잘못을 잡아주는 건 대주주의 역할"이라고 반박했다. 성추행 임원 비호 논란에 대해서도 "징계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를 장외 매수하며 자신과 한양정밀 지분율을 29.83%까지 확대했다.
고 임성기 창업주 부인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 63.89%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박 대표는 오는 29일 임기 만료일을 앞두고 있다. 임기 연장 여부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한미약품그룹은 이전에도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2024년부터 한미약품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모녀 측(송영숙·임주현)과 형제 측(임종윤·임종훈)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맞섰고, 이때 신 회장 등이 모녀 측에 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