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대만 포모사그룹 왕레이위 회장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KAIST 젊은 인재들이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후손들에게 어떤 가치를 물려줄 수 있는지 찾길 바랍니다."

대만의 글로벌 기업인 포모사그룹 경영관리위원회 상무위원 겸 포모사바이오 왕레이위(64) 회장이 20일 KAIST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모사그룹은 창업주 고(故) 왕융칭 회장이 소규모 쌀가게에서 출발해 석유화학, 에너지, 바이오, 배터리 등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연 매출 수십조원 규모로 성장한 대만의 대표 기업이다.

왕 회장은 "기업 수익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부친 유지를 경영 철학으로 삼아 사회 환원과 과학기술 연구 투자에 힘써온 경영자로 잘 알려졌다. KAIST는 "본교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생명과학기술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제 공동 연구 플랫폼 조성에 이바지한 공로로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앞서 포모사그룹은 KAIST에 5년간 180억원 이상을 투자해 2030년까지 10종 이상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발굴을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바이오연구개발센터를 만들고, 퇴행성 뇌 질환을 가진 환자 수백 명으로부터 조직을 얻어 '뇌 오가노이드 뱅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뇌 오가노이드 뱅크는 줄기세포로 뇌 구조와 기능을 재현한 미니 장기를 만들어 보관하고, 이를 연구에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포모사그룹 경영관리감독위원회 상무위원 겸 포모사바이오 왕뤠이위 회장./KAIST 제공

포모사그룹이 운영하는 1만2000병상 규모 장경대병원과 장경대 의대는 대규모 환자 임상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KAIST 인공지능(AI) 기술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으로 그동안 치료가 불가능해 보였던 희소 질병 치료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왕 회장은 "KAIST 연구 역량과 포모사그룹의 임상 데이터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왕 회장은 KAIST 생명기술과학대 김대수 학장과 뇌인지학과 최민이 교수와 만나 투자를 결심하게 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그분들께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물었더니, '우리는 사람을 살리고 싶다'고 답하더라"며 "그 말에 감동을 받고 KAIST와 협력을 결심했다"고 했다.

왕 회장은 "KAIST에서 성장하는 젊은 인재들이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이끌어 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장기적 지원을 통해 과학기술 성과가 사회로 돌아가는 선순환이 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포모사그룹과 KAIST는 바이오 분야 외에도 모빌리티,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