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개 제약사의 작년 매출 합산이 전년 대비 약 9% 증가하며 '9조원 시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의 2025년 연결 기준 합산 매출은 8조9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양대 바이오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4조5569억원)와 셀트리온(4조1624억원)의 합산 매출을 웃도는 규모다.
매출 1위 제약사는 유한양행(2조1866억원)이다. GC녹십자(1조9912억원), 종근당(1조6924억원), 대웅제약(1조5708억원), 한미약품(1조5475억원)이 뒤를 이었다.
매출 순위와 영업이익 순위는 엇갈렸다. 영업이익은 한미약품이 257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웅제약이 영업이익 196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유한양행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 증가해 1043억원으로 집계됐다. 종근당 영업이익은 805억원, GC녹십자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은 복합 개량신약 '로수젯', '아모잘탄'의 매출 증가와 기술료 수익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 영업이익률 16.7%는 제약 5사 가운데 가장 높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제품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매출 증가율(10.4%)보다 영업이익 증가율(33%)이 더 높았다.
유한양행은 전문의약품 처방 확대에 더해 폐암 신약 '렉라자'의 중국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약 640억원으로 이익이 늘어났다. 일회성 요인이 일부 포함됐지만, 기술료 수입이 손익 개선에 기여한 셈이다. GC녹십자는 북미 시장에서 혈액제제 '알리글로' 매출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종근당은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연구 개발(R&D) 비용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했고, 해외 고수익 제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
업계는 단순 매출 확대만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매출 순위와 영업이익 순위가 엇갈린 점은 '돈 버는 구조'가 성적표를 가르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중심 매출 구조로는 실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술 수출, 고(高)마진 신약, 해외 직판 네트워크 등 해외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기업 가치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