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 교외 바그스베르드에 위치한 노보 노디스크본사 빌딩앞에 회사 간판이 서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올 한 해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실적 발표를 갖고 "올해 매출은 최대 13%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도 커지면서 체중 감량 치료제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한때 점유율 1위를 자랑했던 노보 노디스크도 최근 과열된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으로 인해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 "올해 매출 13% 줄어들 것"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2025년 매출이 전년보다 10%가량 증가한 3091억 크로네(약 71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277억 크로네로 전년보다 6%가량 증가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1300억 크로네)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내년 실적 전망은 더 어두웠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2026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고정 환율 기준으로 전년 대비 5~13% 사이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만 치료제 경쟁이 너무 치열한 데다 미국 정부의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까지 이어져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됐고, 이는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마이크 두스트다르 노보 노디스크 CEO는 "올해는 가격 측면에서 상당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표 이후 뉴욕 증시에서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전일 대비 14.64% 급락, 5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과열되는 비만 치료제 경쟁

업계에선 이 같은 '노보 쇼크'가 빠르게 성장 중인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 심화를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약 '오젬픽'은 미국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마운자로'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오젬픽의 핵심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특허는 올해 중국과 브라질, 캐나다 등에서 곧 만료된다. 해외 시장에서 이들의 복제약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 하락 압박도 더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에 최근 '먹는 위고비'를 판매함으로써 중국 복제약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라이릴리가 조만간 먹는 비만 치료제를 또다시 시장에 내놓으면 이 분야 주도권도 흔들릴 수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이 계속 호황을 누리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투자자들의 커져가는 기대치를 충족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날 화이자도 100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메세라의 장기형 비만 치료제 'MET-097′ 임상 1/2상 결과를 발표했으나, 그 결과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주가가 3.5% 하락했다. 약을 28주 동안 투여했을 때 체중 감소율이 위약 대비 12.3%라고 발표하자, 투자자들은 "후발 주자로서 기존 강자인 젭바운드(약 16%)나 위고비의 아성을 위협할 만큼 압도적인 수치는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실망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