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전기차 업체 테슬라, 인공지능(AI) 기업 xAI와의 합병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는 세 회사 모두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어, '머스크 생태계'가 한층 더 촘촘하게 엮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29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와 xAI가 올해 들어 xAI 주식을 스페이스X 주식으로 교환하는 방식의 결합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스페이스X가 테슬라와의 합병을 검토하는 한편, xAI와의 기업 결합을 대안으로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복수 관계자 발로 보도했다.
이 같은 관측에 불을 지핀 단서는 미국 네바다주에서 확인됐다. 현지 기업등록 서류에 따르면 'K2 MERGER SUB'라는 주식회사와 'K2 MERGER SUB 2'라는 유한책임회사(LLC)가 지난 21일 나란히 설립됐다. 주식회사에는 브렛 존슨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유일한 임원으로 등재됐고, LLC에는 존슨 CFO와 스페이스X 법인이 경영진으로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명에 합병(Merger)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합병 절차에 활용되는 특수목적법인(SPV) 성격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논의가 실제 결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보도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고, 조건과 시기 역시 유동적이라고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세 회사가 지금처럼 별개 법인으로 유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머스크와 스페이스X, 테슬라, xAI는 관련 질의에 별도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합병이 성사될 경우의 '시너지'에 주목한다. 스페이스X가 테슬라 또는 xAI와 손잡으면 로켓·위성 통신에 로봇과 AI 모델을 결합하는 구상이 한층 구체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테슬라와 결합할 경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달·화성 탐사 및 정착지 구축 작업에 투입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테슬라가 축적한 제조·공학 인프라를 활용해 로켓과 위성의 대량 생산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도 뒤따른다. 배터리 등 에너지 저장 시스템 역량은 스페이스X가 구상 중인 '우주 데이터센터' 운영과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xAI와의 결합 시나리오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AI 훈련과 구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구축하자는 머스크의 구상이, 스페이스X의 발사체·위성 인프라와 결합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최근 "AI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짓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왔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2~3년 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가 IPO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 역시 이 같은 대규모 인프라 구상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와 xAI가 결합할 경우 미국 국방부 관련 사업 확대에도 유리한 지형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방부가 이미 활용 중인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 서비스 '스타실드(Starshield)'와 xAI의 AI 모델을 묶어 제공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