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처음으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에 오른 '키트루다'는 MSD(미국 머크)가 개발한 면역 항암제다. 키트루다의 연 매출(2024년 기준)은 294억8200만달러(약 42조5000억원)에 달한다. 암세포를 직접 겨냥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키트루다는 인체 면역 체계를 깨워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으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MSD

김 알버트<사진> 한국MSD 대표이사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MSD 신약 개발의 저력으로 꼽았다. 김 대표이사는 "MSD의 2024년 글로벌 R&D 투자 규모는 179억달러(약 26조원)로 글로벌 제약사 중 1위"라며 "MSD는 '과학에 진심'인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MSD 글로벌 전체가 진행하는 종양학 임상 연구의 73%가 한국 연구 기관에서 수행된다"며 "한국의 의료진 역량과 연구 인프라가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MSD가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꼽은 배경이다. 김 대표는 "한국MSD도 지난 4년간 누적 29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하면서 연 매출 10% 이상을 꾸준히 투입해왔다"며 "올해도 글로벌 제약업계의 연구 개발을 이끌고 나가겠다"고 했다.

한국에서 2015년에 허가받은 키트루다는 올해로 11년째 국내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김 대표는 "키트루다의 성분인 펨브롤리주맙은 특히 폐암 치료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50대 환자가 펨브롤리주맙의 국내 첫 임상 연구에 참여했는데, 10년 넘게 지난 지금도 일상을 유지할 정도로 치료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MSD는 키트루다를 이을 차세대 파이프라인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현재 100개 이상의 신규 후보 물질에 대한 초기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고, 3상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도 30개 이상"이라면서 "글로벌 기준으로 향후 5년 안에 블록버스터급 잠재력을 가진 신제품 20개를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MSD는 한국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성인 폐렴구균 예방을 위한 백신 '캡박시브'를 출시한다. 하반기엔 키트루다의 피하 주사 제형과 소아 RSV 예방 항체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먹는 형태의 PCSK9 콜레스테롤 억제제도 올해 허가를 준비 중이다. 김 대표이사는 "앞으로 감염 질환과 심혈관 대사 질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안과 분야 등으로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