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고니켈 양극재의 구조 불안정성을 억제해 전기차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양극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KIST

박정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고니켈 양극재의 구조 불안정성을 억제해 전기차 주행 거리와 배터리 수명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양극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지난해 11월 게재됐다.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가기 위한 고에너지 배터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재료로는 니켈 함량이 높은 양극재가 꼽히지만, 니켈 비율이 90%를 넘는 하이니켈 양극재는 충·방전을 반복할수록 내부 구조가 부풀거나 급격히 수축하며 무너지는 '붕괴 현상'이 나타나 수명이 빠르게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세 균열이 누적되면 성능 저하가 가속화됐다.

연구진이 제시한 해법은 구조가 무너지기 쉬운 원인을 초기 구동 단계에서 바로잡는 방식이다. 배터리를 처음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원자 배열을 재구성해, 내부 층과 층 사이를 지탱하는 기둥 구조를 형성하도록 설계했다. 이 기둥은 반복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팽창·수축에 버팀목이 돼, 층상 구조 붕괴를 억제하고 균열 발생을 크게 줄였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는 100회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성능의 92% 이상을 유지해 기존 고니켈 소재 대비 안정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별도의 첨가제를 추가하거나 공정을 복잡하게 바꾸지 않고도 구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제조 공정 단순화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은 특정 조성에 국한되지 않고 고니켈 양극 소재 전반에 적용 가능해,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장수명·고신뢰 배터리가 필요한 분야로 확장될 경우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정진 선임연구원은 "배터리 손상의 근본 원인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전기차용 배터리 적용을 위한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후속 연구를 통해 실제 활용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Energy(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60-025-01910-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