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미 항공우주국(NASA)

국제 연구진이 우주 곳곳에 그물처럼 퍼져 있는 암흑물질의 분포를 이전보다 훨씬 정밀하게 그린 지도를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100억년 동안 암흑물질이 은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영국 더럼대 등의 국제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27일 게재했다.

암흑물질은 우주 물질의 약 85%를 차지하지만, 이름 그대로 빛을 내지도, 반사하지도, 흡수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망원경으로 직접 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과학자들이 암흑물질의 존재를 확신하는 이유는 중력이다. 암흑물질은 빛과는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지만, 중력으로 주변을 끌어당긴다고 여겨진다.

연구진은 먼 은하에서 지구로 오는 빛이 암흑물질 덩어리의 중력 때문에 살짝 휘어지는 '중력렌즈' 현상을 관측해 암흑물질의 분포를 추정했다. 유리창이 울퉁불퉁하면 바깥 풍경이 왜곡돼 보이듯, 암흑물질 때문에 아주 먼 은하들의 모양이 미세하게 찌그러져 보인다. 이 왜곡을 측정하면 암흑물질이 어디에 얼마나 퍼져 있는지 역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보름달보다 약 2.5배 큰 영역을 255시간 동안 관측해 은하 약 80만개를 찾아냈다. 그중 상당수는 너무 희미하거나 멀어 확인하기 어려웠던 은하였다.

방대한 은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암흑물질 지도를 제작한 결과, 이전보다 해상도가 두 배 이상 높아지고 흐릿하게 보이던 암흑물질 덩어리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도에는 거대한 은하단뿐 아니라 암흑물질 필라멘트라 불리는 가느다란 다리 구조도 나타났다. 기존 지도에서는 놓치기 쉬웠던 질량이 작은 은하군 같은 구조도 잡아냈다. 연구진은 별이 가장 활발하게 만들어졌던 시기인 약 80억~110억년 전까지의 데이터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우주 초기에는 암흑물질과 우리가 아는 일반 물질(원자·분자 등)이 듬성듬성 퍼져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암흑물질이 먼저 뭉치고, 그 중력이 일반 물질을 끌어당겨 은하와 별, 행성이 자라기 좋은 지역을 만들었다는 것이 현재 유력한 추측이다.

리처드 매시(Richard Massey) 더럼대 교수는 "오늘날 우주에서 일반 물질이 있는 곳에는 암흑물질이 언제나 존재한다"며 "은하수 주변을 소용돌이치는 암흑물질은 우리 은하를 하나로 묶어줄 만큼 충분한 중력을 가지고 있다. 암흑물질이 없다면 은하수는 스스로 흩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지도가 앞으로의 암흑물질 지도 제작에서 기준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 우주 망원경과 NASA의 차세대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 등을 활용해 암흑물질을 더 넓은 범위에서 추적하고, 암흑물질의 성질을 검증할 단서를 더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Nature Astronomy(2026), DOI: https://doi.org/10.1038/s41550-025-027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