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데 대략 사흘 정도 걸리는데, 달을 향해 가는 우주선에서 비행사가 갑자기 심하게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본격적인 심(深)우주 개척 시대를 앞두고, 응급 상황에 대비한 우주 의료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비행사 4명이 지구로 조기 귀환했다. 팀원 1명의 건강 문제로 임무 기간을 단축한 것으로, ISS에 우주비행사들의 장기 체류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 건강 문제가 생긴 우주비행사의 신원과 증상은 의료·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우주 업계에서는 "민간 우주비행이 확대되면 이번과 같은 사례가 훨씬 많아질 것"이라며 "우주 응급 상황에 대비한 의료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ISS의 의료 대응은 의사가 상주하지 않고 지상 통제센터의 원격 의료 지원에 의존해 왔다. 지구 상공 약 400㎞의 ISS에는 정맥 주사기, 제세동기 등 의료 장비가 비치돼 있고, 항생제와 멀미약 같은 약품도 있다. 하지만 대규모 수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고,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정밀 진단 장비도 없어 한계가 많다.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기 귀환으로 ISS에는 우주비행사 3명만 남게 됐다. 인원이 줄어 일부 과학 실험과 유지·보수 작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NASA는 다음 달 중순 후속 우주비행사들을 ISS로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