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26년 1월 1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업 발표를 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

경구용(먹는) 비만 치료제 경쟁이 뜨겁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가 모이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저마다 비만 치료제 연구·개발(R&D) 현황과 전략을 공개했다.

13일(현지 시각) 오전 JPMHC 2일 차 행사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위고비를 만든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먹는 비만 치료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먹는 비만약은 기존 주사제에 비해 복용 부담이 적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이 업체가 개발 중인 먹는 비만 치료제는 세마글루타이드가 기존 제품의 절반 수준인 7.2㎎으로도 기존 제품처럼 체중 20% 감량이 가능한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마이크 더스타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먹는 비만 치료제가 2030년까지 비만 치료제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로 알려진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도 비만 치료제 개발 현황으로 주목받았다. 이날 일라이릴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을 비롯해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5개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상반기 중 FDA의 승인이 예상된다고 했으며,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라이릴리 측은 "공급망이 충분히 준비돼 있다"며 "먹는 치료제는 월 150달러 수준"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인 셀트리온도 차세대 비만 치료제 'CT-G32'의 개발 로드맵을 제시했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돼 온 개인 간 치료 효과 편차와 근 손실 부작용 개선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며, 내년 하반기 임상 계획 제출을 목표로 한다.

전날에도 여러 제약회사가 비만 치료제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바이킹 테라퓨틱스는 임상 중인 주사형 비만 치료제가 임상 2상에서 13주 만에 최대 14.7%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고,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도 올해 총 5건의 임상 2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말하며 '환자 맞춤형 비만 치료법'을 연구·개발 중이라고 했다. 암젠은 3개월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되는 비만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한편 이날 JPMHC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R&D 현황과 전략 발표도 이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발표를 한 메인 행사장 '그랜드볼룸' 홀에는 글로벌 투자자와 제약·바이오사 관계자 수백 명이 몰렸다. 특히 이들은 미국 생산 시설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는 글로벌 톱티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을 인수해 미국 내 첫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 대표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고객 요구에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도 미 뉴저지주의 생산 시설을 언급하면서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고 글로벌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