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뇌 조직을 분석해봤을 때, 곳곳에 미세플라스틱이 퍼져있었다는 연구가 최근 여러 건 발표됐다. 몇몇 과학자들은 그러나 "오류가 있는 발표일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픽사베이

최근 우리 몸 곳곳에 미세 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연구가 잇따라 발표됐다. 그만큼 미세 플라스틱이나 나노 플라스틱이 우리 몸 깊숙이 침투한다는 주장이다.

몇몇 과학자는 그러나 이 연구들을 반박하고 있다. 연구 방법론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결론도 성급해서,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공포심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 사람 몸에 정말 그렇게 많을까

14일 영국 가디언은 최근 인체에 엄청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깊이 침투했음을 보여주는 연구 7건이 논란이 됐고, 이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 제기도 잇따랐다고 보도했다.

미세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가 사는 환경 전반에 퍼져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 마시는 물, 숨 쉬는 공기에도 미세 플라스틱이나 나노 플라스틱이 검출된다. 다만 이 같은 미세 플라스틱이 사람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명확지 않다. 그럼에도 이 분야 연구는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가령 미국 뉴멕시코 대학교의 매튜 캠펜 교수는 미세·나노플라스틱(MNP) 분석법을 이용해 1997~2024년 사망한 사람들의 뇌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뇌들 곳곳에 미세 플라스틱이 퍼져 있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실렸다. 당시 이 논문은 큰 화제를 모았다.

독일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의 두샨 마테릭 교수는 그러나 이 연구는 방법론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논문에 나오는 MNP 분석법 자체가 정밀한 것인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현재 뇌의 폴리에틸렌 농도를 분석하는 특정 기법(Py-GC-MS)이 지방이 열분해될 때 나오는 화학 신호와 폴리에틸렌(PE) 같은 플라스틱 신호를 정확히 분리해서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마테릭 교수는 "뇌의 약 60%가 지방이고, 지방은 분석 과정에서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으로 잘못 판별되기 쉽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엔 캠펜 교수 연구에 대한 반박 논문이 '네이처 메디슨'에 실리기도 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Vrije Universiteit Amsterdam) F.A 모니크 교수 등은 반박 논문에서 "결과 검증 절차가 부족하고, 과대 해석 가능성이 높은 연구"라고 했다.

◇계속되는 연구 방법 논란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또 다른 연구들도 논란이 되고 있다.

가령 2024년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엔 이탈리아 연구팀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 경동맥 수술을 받았던 환자 304명을 평균 3년 추적 관찰한 연구가 실렸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경동맥에 낀 플라크(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칼슘이 쌓여 굳어진 것)를 조사해보니,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높았다고 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그러나 이 연구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령 이 연구는 미세 플라스틱이 환자 수술 과정에서 묻었을 가능성은 배제한다는 것이다. 수술실엔 수술 장갑, 수술 기구 손잡이, 튜브, 용기, 마스크 등 플라스틱이 많고, 시료를 채취하는 과정 자체에서 플라스틱이 묻을 가능성이 큰데도 연구팀은 이것이 모두 사람 몸속에서 나왔다고 봤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화학자 로저 쿨먼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인체 내 미세 플라스틱을 측정하는 방법, 유해성을 따지는 방법론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연구자들이 매우 과감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 캐산드라 라우어트 박사팀 역시 이 같은 연구에 의문을 제기했다. 라우어트 박사는 "(많은 연구에서 주장하듯) 인체 장기에서 상당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주장 자체를 믿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아직까지 3~3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가 혈류로 들어갈 수 있다는 증거를 본 적 없다"며 "일상적인 노출 수준을 고려하면, 그 정도 양의 플라스틱이 장기에 쌓인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