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말 프랑스 프랑스 샤모니-몽블랑(Chamonix-Mont-Blanc)에서 찍힌 달무리(왼쪽)와 햇무리./NASA, Antonella Cicala

세계적인 관광지가 보기 드문 기상 현상까지 덤으로 제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9일(현지 시각) 공개한 이 사진은 2025년 12월 말 프랑스 샤모니-몽블랑(Chamonix-Mont-Blanc)의 하늘을 밤과 다음 날 해가 뜨고 찍은 모습이다. 바로 달과 태양이 하늘에 만든 후광인 무리(halo)이다. 이곳은 프랑스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 산맥 기슭에 위치한 유명한 산악 마을이자 세계적인 스키, 하이킹 명소이다.

◇얼음 결정이 만든 빛의 고리

달을 둘러싼 빛의 고리는 달무리, 태양 고리는 햇무리로 부른다. 모두 5~13㎞ 상공 높은 하늘에 있는 권층운(卷層雲, Cirrostratus)이 만든다. 권층운은 얇고 흰 베일처럼 퍼져 있는 상층운으로, 털층구름이나 면사포구름이라고 부른다.

권층운은 주로 얼음 결정(빙정)으로 이뤄져 있다. 무리는 구름 속 얼음 결정들이 빛을 반사 또는 굴절해 생기는 광학 현상이다. 대부분 해나 달을 중심으로 시각 반경 22도에 무리가 생기며, 드물게 46도 무리도 나타난다.

사진에서 달과 태양 모두 흔히 관측되는 22도 무리에 둘러싸여 있다. 왼쪽 사진에서 22도 달무리를 둘러싼 타원형 고리인 외접무리(circumscribed halo)가 보이고, 맨 아래에는 수평으로 무지갯빛을 띠는 환수평호(circumhorizontal arc)가 있다.

두 사진을 보면 달·태양과 같은 고도에 수평으로 흰 선이 나타나는 환월원(幻月圓, paraselenic circle)과 환일원(幻日圓, parhelic circle)도 보인다. 환월원과 환일원은 달, 태양과 같은 고도에 수평으로 흰 선이 나타나는 광학 현상이다. 22도 달무리, 햇무리가 각각 환월원, 환일원과 교차하는 지점에 나타나는 밝고 작은 점은 달개(Moon Dog), 해개(Sun Dog)로 불린다. 오른쪽 사진에서 하늘에는 해개가 있고 땅에는 진짜 개가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2022년 8월 9일 오전 제주 곳곳에서 햇무리가 보였다. 사람들이 성산 일출봉 위로 떠오른 햇무리를 촬영하고 있다./제주도의회

◇모양 같지만, 원리·색상 다른 코로나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무리 현상이 관측된다. 예로부터 "햇무리나 달무리가 생기면 비가 온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무리는 생기는 권층운이 들어온후 비바람을 동반한 난층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무리와 비슷한 현상으로 코로나도 있다. 빛이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결정으로 이뤄진 얇은 구름을 지나면서 태양 주변에 둥근 무지갯빛 고리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코로나와 무리는 고리 무늬를 만든다는 점은 같지만, 발생 원리가 다르다.

무리는 빛의 굴절이나 반사로 발생한다. 반사는 빛이 물체 표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현상이고, 굴절은 다른 매질을 만나 속도가 변하며 경로가 꺾이는 현상이다. 물속 빨대가 휘어진 모습이 바로 빛의 굴절 때문이다.

코로나는 무리와 달리 빛의 회절로 발생한다. 회절은 빛이 좁은 틈이나 장애물의 모서리를 지날 때 그 뒤로 퍼져 나가는 현상이다. CD 표면의 무지갯빛이 바로 회절로 발생한다. 무리와 코로나는 색도 다르다. 무리는 안쪽이 붉고 바깥이 파랗지만, 코로나는 안쪽이 파랗고 바깥이 붉다.

2024년 12월 9일 제주지방기상청 서귀포관측소에서 촬영한 달 코로나./기상청

참고 자료

Astronomy Picture of the Day, https://apod.nasa.gov/apod/ap2601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