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 식품./pixabay

가공식품과 음료에 들어가는 식품 방부제를 많이 섭취할수록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보건원, 독일 국립보건원 등 국제 연구진은 10만명이 넘는 성인을 장기간 추적한 데이터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7일 발표했다. 방부제와 제2형 당뇨병 발생을 연결해 분석한 첫 대규모 결과다.

방부제는 식품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돕는 식품첨가물의 한 종류다. 세균·곰팡이 번식을 억제하거나 시간이 지나며 맛·색이 변하는 과정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햄·소시지 같은 가공육, 탄산음료, 소스류, 빵과 과자 등 산업적으로 대량 생산되는 제품에서 자주 쓰인다. 지금까지 특정 방부제가 세포와 디옥시리보핵산(DNA)을 손상시키고 신진대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수차례 보고된 바 있다.

연구진은 프랑스의 대규모 영양 코호트인 '뉴트리넷-상테' 참가자 10만8723명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특히 단순히 가공식품을 먹었다 수준이 아니라 어떤 제품을 어떤 브랜드로 먹었는지까지 기록하고, 식품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방부제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추정했다. 또 흡연·음주·운동·사회경제적 요인, 식단의 열량·당·소금·포화지방·식이섬유 등 다양한 변수를 함께 고려해 분석했다.

그 결과, 방부제 섭취가 가장 낮은 집단과 비교해 섭취가 높은 집단에서 제2형 당뇨 발생이 약 40~50% 더 많이 관찰됐다. 전체 방부제 섭취가 많은 사람일수록 당뇨병 발생이 47% 증가했고, 세균 증식을 막는 '비항산화 식품 방부제'를 많이 섭취한 경우는 49%, 산소와 반응을 줄이는 '항산화 첨가제'을 많이 섭취한 경우는 발병률이 40%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연구 참가자 중 10% 이상이 섭취한 방부제 17가지를 따로 떼어 분석했더니, 그중 12개 물질의 섭취량이 높을수록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물질은 소르빈산칼륨과 메타중아황산칼륨, 아질산나트륨, 아세트산, 아세트산나트륨, 프로피온산칼슘과 같은 비항산화 식품 방부제와 아스코르브산나트륨, 알파-토코페롤, 에리토르브산나트륨, 구연산, 인산, 로즈마리 추출물 등의 항산화 첨가제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관찰 연구에서 나온 것이어서, 방부제가 당뇨를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여러 방부제의 유해성을 시사하는 기존 실험 데이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2024년 기준 국제 식품 데이터베이스 '오픈 푸드 팩츠 월드'에 등재된 식품·음료 약 350만개 중 70만개 이상이 방부제를 최소 1개 포함하고 있다. 제품 상당수에 보존 목적의 첨가물이 포함된 만큼 일상 식단에서 방부제에 노출될 여지가 크다.

마틸드 투비에(Mathilde Touvier) 독일 국립보건원 연구책임자는 "이번 연구는 신선하고 가공을 최소화한 식품을 선호하고 불필요한 첨가물을 최대한 줄이도록 소비자에게 권고하는 국가 영양 및 건강 프로그램의 취지를 다시 한번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7360-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