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바이오 미세유체시스템(장기칩)의 개념 이미지./카이스트

카이스트 연구진이 약물로 인해 근육이 손상된 뒤 신장 손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실험실에서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는 바이오 미세유체시스템(장기칩)을 개발했다.

카이스트는 아주 작은 칩 위에 인체 장기 환경을 구현해 근육과 신장 조직의 상호작용을 모사하는 장치를 구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전성윤·심기동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횡문근융해증은 약물 복용 등으로 근육이 손상되면서, 그 영향이 신장 기능 저하와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근육과 신장이 인체 내에서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며 동시에 손상되는지를 직접 관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실제 인체와 유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입체(3차원) 근육 조직과 신장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근위세뇨관 상피세포를 한 칩 안에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 특히 이번 장치는 필요에 따라 장기 조직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플러그-앤-소켓(plug-and-socket) 방식의 모듈형 미세유체 칩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장기칩에서는 근육과 신장 조직을 각각 가장 적합한 환경에서 따로 배양한 뒤, 실험이 필요한 시점에만 두 조직을 연결해 장기 간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실험이 끝나면 다시 분리해 근육과 신장 조직에서 일어난 변화를 각각 독립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독성 물질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실제 임상에서 근육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토르바스타틴(고지혈증 치료제)과 페노피브레이트(중성지방 치료제)를 실험에 적용했다. 그 결과, 칩 위의 근육 조직에서는 근육이 힘을 내는 능력이 떨어지고 구조가 망가졌으며, 근육 손상 정도를 보여주는 물질의 수치가 증가하는 등 횡문근융해증의 전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전성윤 교수는 "근육과 신장을 동시에 연결·분리할 수 있는 조립형 장기칩으로 약물 유발 근육 손상이 신장 손상으로 이어지는 장기 간 연쇄 반응을 실험실에서 처음으로 정밀 재현했다"며 "향후 약물 부작용을 사전에 예측하고 개인별 맞춤형 약물 안전성 평가로 확장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해 11월 게재됐다.

참고 자료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2025), DOI: https://doi.org/10.1002/adfm.202513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