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엔 지구인이 바라보는 우주가 더욱 역동적으로 변한다. 미국은 2026년 2월쯤 우주비행사를 다시 달로 보내고, 중국도 달 탐사 경쟁에 가속을 붙인다. 일본은 내년 말쯤 전 세계 최초로 화성 위성 탐사를 계획 중이다.
미 뉴욕타임스가 2026년 우주에서 펼쳐질 가장 흥미진진한 사건 6가지를 뽑아 30일(현지 시각) 소개했다.
①다시 달로 향하는 미국
미 항공우주국(NASA)은 내년 초 '아르테미스 II'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우주비행사들을 달 궤도 비행에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이번만큼은 다르다. 유인 우주선 오리온은 이미 완성됐고, 실제 발사 당일을 가정한 리허설까지 마쳤다.
인류가 마지막으로 지구 궤도를 벗어나 달 주변을 비행한 것은 1972년 아폴로 17호 임무였다. 당시 유진 서넌과 해리슨 슈미트가 달 표면에 착륙했고, 로널드 에번스는 달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했다. 그 이후 50년 넘게 인간은 달로 향하지 않았다. 이 긴 공백을 깨고, 또다시 달로 향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여러 차례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실행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2009년 달 복귀를 목표로 한 '콘스텔레이션 계획'을 발표했지만 예산 문제로 전면 취소됐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달 착륙을 위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기술적 난관과 예산 부담으로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2022년 11월 실시된 '아르테미스 I' 미션은 사람을 태우지 않은 무인 시험 비행이었다. 당시 오리온 우주선은 달에 도달해 달 주변을 크게 선회한 뒤 지구로 돌아왔다.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II' 미션도 당초 2023년 시작하려 했으나 여러 번 연기됐다. 현재는 2026년 2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번엔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NASA는 이전보다 강력한 로켓 SLS를 개발했고, '아르테미스 I'의 무인 테스트 비행 성공으로 자신감도 얻었다.
NASA는 이번에도 사람이 직접 달 표면에 착륙하는 것까지는 시도하지 않을 계획이다. 유인 우주선이 달 근처까지 다가간 다음 크게 선회해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비행 기간은 10일로 알려졌다. 이번 미션을 성공시키고 난 뒤 '아르테미스Ⅲ' 때 우주인이 달 표면에 착륙하는 것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아르테미스Ⅱ' 미션을 수행할 우주비행사는 총 4명이다. 리드 와이즈먼 NASA 아르테미스Ⅱ 임무 지휘관, 빅터 글로버 NASA 소속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 NASA 소속 우주비행사, 제러미 핸슨 캐나다우주국(CSA) 소속 우주비행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임무를 완수할 경우, 빅터 글로버는 달로 향하는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가 되고, 크리스티나 코크는 달로 향하는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된다. 제러미 핸슨 역시 달에 가는 최초의 캐나다인이자 최초의 비(非)미국 국적자가 된다.
②더 치열해질 달 탐사 경쟁
중국과 미국의 달 탐사 경쟁도 2026년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2030년 이전에 우주 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이다. 지난 8월엔 달 착륙선 '란웨(攬月)'의 테스트도 마쳤다.
미국 역시 2028년 '아르테미스 III' 미션을 수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만든 우주선 '스타십'을 이용해 달 남극에 우주 비행사를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달 착륙 목표를 2028년으로 설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도 2026년 무인 달 착륙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 만약 이 테스트가 성공한다면 NASA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대신 블루 오리진의 착륙선을 타고 달에 가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게 된다.
③8월 우주 쇼, 개기일식
내년 8월 12일엔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며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날 예정이다. 이 개기일식은 러시아 북부에서 시작해, 북극해와 그린란드, 아이슬란드를 거쳐 스페인 북부에서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아이슬란드와 스페인으로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④ 루빈 천문대, 공식 우주 탐사 시작
칠레 산맥에 있는 '베라 루빈 천문대'도 2026년 초부터 공식적인 우주 탐사를 시작한다. 루빈 천문대는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매일 밤 남쪽 하늘을 촬영할 예정이다.
⑤ 로먼 우주 망원경 발사
NASA는 차세대 우주 망원경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 망원경'을 이르면 2026년 가을에 발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로먼 우주 망원경은 허블 우주 망원경의 어머니로 불리는 과학자 낸시 그레이스 로먼의 이름을 딴 우주 망원경이다. 본래는 광각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불렸으나, 2020년 로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 망원경(Nancy Grace Roman Space Telescope)으로 이름 붙였다.
로먼 망원경은 가시광과 근적외선, 적외선을 관측할 수 있다. 시야가 대단히 넓은 것도 특징이다. 한 번에 허블 우주망원경의 100배에 달하는 영역을 관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십억 개의 은하를 지도로 만들고, 외계 행성을 찾아내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⑥ 화성 위성 탐사 나서는 일본
2026년에 일본도 '화성권'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화성을 가는 것은 아니고 화성의 위성으로 향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내년 10월쯤 화성 위성 '포보스'를 향해 무인 탐사선을 쏠 예정이다. 포보스 표면에서 암석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로 화성권에서 샘플을 가져오게 된다.
일본은 이미 2010년과 2020년, '하야부사'와 '하야부사2' 임무를 통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소행성 샘플 채취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나라다. 이번에 전 세계 최초로 화성권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려 하는 것도 미국과 중국 등이 돌아보지 않는 '우주 틈새 기술'과 독자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대형 궤도 위성보다는 큐브샛, 심우주용 통신 기기, 극저온 센서 등에서 남다른 우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