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 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거점 확대를 위해 처음으로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한 것이다.
◇삼성바이오, GSK 공장 인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GSK의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Rockville)에 위치한 휴먼지놈사이언스(Human Genome Sciences)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인수 주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다. 인수 금액은 2억8000만달러(약 4136억원)이다. 계약에 따른 자산 인수 절차는 2026년 1분기 내 완료할 예정이다.
락빌 생산시설은 미국 메릴랜드주 바이오 클러스터 중심지에 위치한 총 6만L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공장으로, 두 개 제조동으로 구성돼 있다. 임상부터 상업 생산까지 다양한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미국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해 변화무쌍한 미국 의약품 관세 정책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춤으로써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북미 고객에 대한 대응 속도와 유연성도 강화했다는 것이다.
◇관세 및 공급망 리스크 대응… 추가 투자도 검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락빌 생산 시설을 인수하면서, 이 시설에서 생산하고 있는 기존 제품에 대한 계약도 승계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위탁생산(CMO)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공장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현지 인력 500여 명에 대한 고용도 전원 승계했다. 인수 이후에도 생산 연속성과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편 이날 유럽 소재 제약사와 총 1조22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 3건도 체결했다. 고객사 및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는다. 계약 기간은 2030년 말까지다.
삼성바이오는 국내 중장기 성장 기반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8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11공구 부지를 추가로 확보,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
제3바이오캠퍼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생산 구조를 넘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 백신, 펩타이드 등 차세대 모달리티 전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 거점이다. 회사는 2021년 메신저 리보핵산(mRNA) 생산 역량을 확보했고, 올해 1분기부터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 시설 가동에 돌입했다. 지난 6월에는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 서비스를 출시, 임상시험수탁(CRO)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회사는 현재 인천 송도에 1~5공장을 건설, 총 78만5000L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제2바이오캠퍼스에 2032년까지 6,7,8공장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132만5000L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