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유공자로 신규 지정된 고(故) 권영대 서울대 명예교수(왼쪽부터), 고(故) 강영선 서울대 명예교수, 이경서 단암시스템즈 회장, 고(故)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최초 탄도미사일 '백곰' 개발을 이끈 이경서 단암시스템즈 회장 등 4명이 과학기술유공자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이 회장과 고(故) 권영대 서울대 명예교수, 고 강영선 서울대 명예교수, 고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등 4명을 과학기술유공자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유공자 제도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과학기술인을 선정해 예우·지원하는 제도로, 과학기술인이 존중받는 사회문화 확산을 목표로 한다.

이경서 회장은 국내 최초 탄도미사일 '백곰' 개발사업에서 연구총괄책임자를 맡아 고체로켓 추진기관 기술과 관성항법장치 등 핵심기술 연구를 주도했다. 이를 통해 K-방산과 항공우주 기술 발전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1985년 단암전자통신을 설립한 뒤 원격 비행데이터 수신기술, 무선 데이터 통신, 전파방해 대응 위치정보시스템(GPS) 등 항공전자 장치를 개발하며 국내 미사일·발사체 기술 고도화에 힘을 보탰다.

고 권영대 명예교수는 방사능 측정기를 직접 제작해 국내 우주방사선 연구의 출발점을 연 물리학 분야 개척자로 꼽힌다. 1960년대에는 초기형 입자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을 완성하고, 양성자 빔을 처음으로 인출하는 데 성공해 국내 가속기 건설의 토대를 마련했다.

고 강영선 명예교수는 서울대 생물학과 설립을 주도하며 국내 동물학·세포학·유전학·발생학 등 생명과학 분야의 학문적·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 한국 생물학의 국제화에도 기여했으며, 1965년 한국자연보존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립공원 설립운동과 비무장지대 생태평화공원 개념 정립 등 자연환경 보존 제도 마련에도 역할을 했다.

고 이민화 명예회장은 초음파 진단기기 연구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 초음파진단기를 개발하고, 1세대 벤처기업으로 평가받는 메디슨을 창업했다. 이후 1995년 벤처기업협회를 창립해 회장을 지냈고, 1997년 창업 촉진을 위한 벤처특별법 제정을 이끄는 등 국내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이 회장 등 과학기술유공자 9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배 부총리는 "과학기술유공자들의 업적은 대한민국을 과학기술 강국으로 만든 중요한 기초이자 미래 세대에 길을 비춰주는 이정표"라며 "업적을 발굴하고 보존해 후속 세대가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