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멀리서 번개가 치면서 숨겨진 풍경이 드러났다. 한가운데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서 있고 그 위로 두 가지 하늘의 아이콘이 떠 있다. 왼쪽은 안드로메다은하, 오른쪽은 스프라이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16일(현지 시각) '오늘의 천체사진'으로 공개한 사진이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우리은하와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막대나선은하로, 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져 있다. 메시에 31(M31) 또는 NGC 224로도 불린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수십억 년 뒤 우리은하와 충돌해 합쳐진다고 예측됐지만, 최근 그 가능성이 생각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진은 지난 6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계속 가까워지면서 50억년 후 충돌할 것이라는 통설과 달리 100억년 안에 두 은하가 충돌하지 않을 확률이 5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충돌이 거의 확실시됐던 기존 연구 결과와 비교하면 그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오른쪽은 스프라이트로, 뇌우 위에서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벌어지는 번개 현상이다. 일반 번개는 수 ㎞ 상공 구름에서 생기지만, 스프라이트는 50~80㎞ 상공 중간권(中間圈)에서 발생한다. 19세기부터 목격했다는 보고가 나왔지만 실제 대기 현상으로 확인된 것은 36년 전의 일이다. 1989년 7월 6일 미국 미네소타대 로버트 프란츠 박사는 과학 로켓 발사 장면을 찍을 TV 카메라를 시험하던 도중 우연히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적란운 위의 하늘에서 치는 불빛을 촬영했다. 최초로 스프라이트를 촬영한 것이다.
중앙의 나무는 바오밥나무로, 최대 1000년까지 살 수 있다. 바오밥나무는 호주와 아프리카에 자연적으로 자라며 최대 10만 L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진은 지난달 서호주 더비 근처에서 촬영됐다.
바오밥은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온 나무로 유명하다. 책에서 어린 왕자는 바오밥나무가 뿌리로 별에 구멍을 뚫어 버린다며 보는 대로 바로 뽑아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바오밥은 인간과 동물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다.
바오밥에는 박쥐와 벌, 새가 깃들어 살며, 코끼리는 수분이 많은 바오밥 껍질을 벗겨 먹고 건기를 견딘다. 사람들은 바오밥 열매로 주스나 빵을 만들어 먹고, 나뭇잎을 끓인 물은 약으로 쓴다. 예전엔 나무 한가운데 커다란 빈 공간을 곡식 창고나 감옥으로 쓰기도 했다.
참고 자료
Nature Astronomy (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50-025-02563-1